RBC비율 20%도 안돼, 美 금융감독청 영업중단 조치…금감원도 긴급 검사, '매각차질 우려'

매각을 추진 중인LIG손해보험의 미국지점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해외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의 점포가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자금 부족을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기본적인 건전성 지표도 지키지 못할 정도로 LIG손보의 내부통제가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미국 뉴욕주 금융감독청은 LIG손보 미국 뉴욕지점에 대해 영업중단 조치를 내렸다. 기존 계약을 보전하는 업무 외에 모든 신규 영업이 금지됐다.
이유는 돈이 없어서다. 2013년 말 기준 LIG손보 미국지점의 지급여력(RBC, 위험기준자기자본) 비율은 20%도 채 안 되는 상황이다. 미국 보험업법상 RBC비율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제재를 받는다.
LIG손보 미국지점의 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때문이다. 미보고발생손해액이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했지만 아직 보험회사에 청구되지 않은 사고에 대비해 쌓아놓는 보험금 추정액이다. 2013년 미보고발생손해액이 대거 생기면서 미국지점은 400억원의 적자를 냈다.
LIG손보 측은 자본 확충을 위해 4500만 달러(약 480억원)의 영업기금 증액을 추진, 지난 10일 이 기금을 미국 지점에 송금했다. LIG손보는 "이미 영업기금을 증액했고, 13일(현지시각) 뉴욕 금융감독청에 5개년 영업계획을 들고 가 신규영업 재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영업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업기금을 증액해 미국 법령상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다음 달 이후에야 영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 해외점포가 영업정지를 당할 정도로 관리 감독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점과 대내외 평판 하락 등이 매각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와 별도로 우리 금융당국의 제재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LIG손보 뉴욕지점의 준비금 적립 실태와 관련 긴급 검사를 진행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준비금이 터무니없이 적게 적립된 원인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자들이 무더기 제재를 받을 수도 있어 극도로 긴장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