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동부제철 시작으로 계열사 줄줄이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개시…'장남 지배' 금융계열사는 건재
동부그룹과 채권단이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에 합의했다.
이에따라 주력사인 동부제철을 시작으로 동부건설,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팜한농 등 동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포스코가 인수 포기를 공식 선언한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은 개별매각으로 바꿔 공개경쟁 입찰을 실시한다.
(☞본지 6월24일자 1면 보도[단독]금융당국 "동부그룹, 주인 바꿀 수 있다" 강력 경고참고)
다만 김준기 회장의 장남 남호씨가 지배하고 있는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는 비금융계열사와 달리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해 정상 운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류희경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23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만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방침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주요 계열사 매각 등을 골자로 한 동부그룹의 자구안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채권단 위주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당장 7월7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700억원을 갚을 여력이 없는 동부제철부터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한다. 자율협약은 법적 강제성 없이 말 그대로 채권단의 자율적 동의로 채무조정 등이 이뤄진다. 7월 초 자율협약이 결정되면 신용보증기금(신보)과 채권단 등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활용해 700억원에 대한 차환발행을 지원한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차입금 구조 등에 따라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속속 들어갈 예정이다. 류 수석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부제철 외에 다른 계열사들은 검토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크아웃은 자율협약과 달리 채권단 75% 찬성으로 통과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상의 강제적 구조조정 제도다. 제2금융권 여신이 많아 일일이 동의를 받기 어렵거나 일부 금융사가 자율협약에 반대할 경우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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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여신현황이나 재무 상태를 살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추진여부를 채권단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금융계열사와 별개로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은 영향권에서 비켜난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의 장남 남호씨가 소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끝까지 거부했다. 장남 김씨는 동부화재 지분 13.29%(3월말 기준) 등을 보유하며 동부그룹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비금융계열사가 채권단의 영향아래 들어가더라도 금융계열사는 지키는 셈이다.
자구안의 핵심이었던 동부인천스틸 패키지는 예상대로 포스코가 이날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개별 매각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매각을 주도하다가 3~4개월의 시간만 소요되고 결국 결렬됐다"며 "주요 계열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늦게나마 공개 경쟁입찰로 바뀐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은 최대한 빨리 매각절차를 진행시켜 자구계획 성과가 나타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미칠 파장을 논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동부제철이 발행한 회사채 투자자가 1만1724명(3205억원)인데 채권단 공동관리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는 제조계열사와 지배구조가 단절돼 있고 재무건전성이 양호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