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펀드등록 잇단 반려, 관행 바로잡기? 업계 군기잡기?

[단독]펀드등록 잇단 반려, 관행 바로잡기? 업계 군기잡기?

심재현 기자
2014.07.09 06:34

금융당국이 펀드평가보수 문제를 이유로 유예기간 없이 신규펀드 등록을 줄줄이 반려하면서 자산운용업계에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업계에서 부랴부랴 관련 내용을 수정해 재신청에 나섰지만 기존에 등록된 펀드까지 유예기간 없이 일괄적으로 수정하라는 것은 지나친 군기잡기라는 불만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일부 자산운용사가 신규 설립한 사모펀드의 등록을 잇따라 반려했다. 등록이 반려된 펀드는 일반 기업 대상 펀드는 물론,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통합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 대상 펀드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182조)에 따르면 신규펀드는 판매 전 반드시 금융감독당국의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미 등록된 펀드라도 정관상 변경이 있을 경우에는 2주 안에 당국에 변경 등록하도록 돼 있다. 당국은 신규펀드가 등록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등록을 거부할 수 있고 자산운용사는 등록되지 않은 펀드를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 펀드 등록이 반려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펀드 설계나 등록 절차가 당국이 제시한 사전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최근 신규펀드 등록을 반려한 것은 펀드평가보수 관련 문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비용 가운데 보수는 운용 과정에서 일정기간마다 일괄적으로 떼는 비용인 만큼 운용과는 별개인 평가 수수료를 보수로 처리해선 안 된다는 것. 그동안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관례적으로 평가 비용을 보수로 분류, 회계처리해왔다.

문제는 이런 내용에 대한 금융당국의 사전 예고나 유예기간 없이 없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규펀드 등록이 반려된 데 이어 기존 펀드까지 유예기간 없이 일괄적으로 수정 등록하라는 것은 지나친 군기잡기 아니냐는 얘기다. 펀드 등록이 반려된 뒤 해당 자산운용사는 고객사에 상황을 설명하고 정관 내용을 변경해 재계약하는 등 뒷수습에 적잖게 애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문제점을 발견한 만큼 수정 방침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잘못된 관행을 뒤늦게 발견했을 수 있지만 문제점을 발견한 이상 당국 입장에서는 수정 지침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금융당국이 사전 교감이나 유예기간도 없이 일괄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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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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