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지, 재정 확대보다 公私협력 절실

[기고]복지, 재정 확대보다 公私협력 절실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
2015.02.16 06:05

민영부문 역할 강화로 복지 위기 극복한 선진국 사례 주목해야

연초부터 연말정산 과정에서 불거진 세제 개편 논란이 근본적인 복지구조 개편 논쟁으로 번지면서 정치권을 비롯하여 국가 전체가 혼란스럽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의 복지지출 수준이 GDP 대비 10.4%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보도는 복지재정 확대만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

복지수준을 결정하는데 있어 단순히 한 가지 측면만 봐서는 안 된다. 복지를 둘러싼 환경과 부담 여력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0세 기준 기대여명이 1970년 61.9세에서 2013년 81.3세로 증가하는 등 지난 43년 동안 연간 약 0.45세씩 늘어나고 있다. 먼 미래의 얘기로 여겨지던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장수화를 경험하게 될 노인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은 2014년 현재 12.7%로 ‘고령화 사회’이지만, 2019년과 2026년에는 각각 ‘고령 사회(14%)’, ‘초고령 사회(20%)’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고령 사회에 진입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미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48.5%(OECD 평균 14%)라는 점을 볼 때, 머지않은 시점에 겪게 될 고령화리스크는 우리사회를 재앙으로 몰고 갈지도 모른다.

물론 정부도 고령화에 대응하여 그 동안 다양한 대책들을 추진하여 왔다. 국민연금, 장기요양보험,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복지제도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복지제도들이 도입·확대되어 온 것은 공공부문의 부단한 노력을 방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를 뒷받침할 재정적 여력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현재 3%대이지만 머지않아 1~2%대로 하락하여 성장동력이 하락할 것이고, 이로 인해 현행 복지체계를 유지하더라도 복지지출 수준은 GDP 대비 10.4%(2014년)에서 22.6%(2040년), 29.0%(2060년)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현상은 그 동안 공공부문의 역할로만 여겨졌던 사회안전망 구축의 동반자로서 민영부문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1980년대를 전후하여 복지재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복지를 축소하였고,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민영부문의 역할 강화를 통해 극복하여 왔음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통해 개인연금 가입을 활성화한 독일의 리스터연금, 공적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사적 의료보험 활성화 계획을 갖고 있는 영국의 건강보험 개혁은 그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이는 민영부문의 협력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재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복지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반해, 복지개혁의 시기를 놓쳐 엄청난 사회적 저항을 경험하고 있는 그리스 등 남유럽 사례는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던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복지 후발주자로서 선진국의 경험을 뒤따라 위기에 대처하였다면, 초유의 고령화에 직면하게 될 머지않은 미래에는 선도적으로 고령화 위기에 대처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지금부터 우리는 공·사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형 창조적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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