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시장경제하에서는 뒤처지는 사람이 항상 발생하기 마련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신용회복위원회에는 의도치 않게 많은 빚을 지게되어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는 분들이 많이 방문한다. 이들은 대출원리금이나 신용카드대금 등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금융회사들로부터 추심 압박을 받고 있거나, 신용이 낮아 단 100만원의 긴급자금도 융통할 수 없는 금융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이다.
위원회는 이들에게 채무감면 등을 통해 상환부담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고, 소액이나마 저리의 긴급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희망과 재기 의욕을 불러일으키도록 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우리 사회는 실패하거나 넘어진 자를 응원하고 이들이 건강한 가계경제 주체로 복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저소득 금융취약계층에게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바꿔드림론 등 다양한 서민금융상품을 통해 약 15조8000억 원 이상을 지원하였으며, 2013년 3월 출범한 국민행복기금은 약 38만여 명에게 채무감면을 통한 신용회복을 지원하였다.
신용회복위원회 또한 2002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과중채무자 약 120만 명에게 채무조정을 지원하였고, 저신용 저소득층에 대한 신용교육, 저리의 긴급생활안정자금 대출과 취업, 그리고 대학생․청년층의 고금리전환대출 지원 등 그 역할과 범위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다양한 기관에서 지원하는 이러한 제도들이 실수요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사한 서민금융 상품이 기관별로 제각각 지원됨에 따라 정보 습득에 취약한 서민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계층별 다양한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에도 부족한 점이 많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보다 종합적인 서민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민금융진흥원을 설립하기로 하였고, 이를 주 내용으로 하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 조만간 본격적인 법안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서민금융을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민금융 수요자가 한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서민금융 지역네트워크가 통합 정비되고 채무문제에 관한 종합상담은 물론, 긴급생계자금이나 창업자금 등 수요자가 처한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자금 지원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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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민들의 자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서민형 PB를 구축하여 서민들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을 알선하고 재산형성이나 미래를 대비 할 수 있는 컨설팅 기능도 제공한다.
산악용어 중 링반데룽(Ringwanderung)이라는 용어가 있다. 본인은 올바른 방향으로 걷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는 짙은 안개나 폭풍우 속을 걸을 때 흔히 나타난다.
우리의 인생도 역경을 만나게 되면 자칫 링반데룽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면, 어려움은 다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되는 것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이러한 링반데룽 상태에 있는 분들에게 바른길로 안내할 수 있는 나침반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아울러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들의 재기와 자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우리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