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당국, 자살시 보험금 3배 받는 보험계약 처리 방안 고심

[단독] 금융당국, 자살시 보험금 3배 받는 보험계약 처리 방안 고심

권화순 기자
2017.03.15 04:32

금감원, 보험업계에 대안 제시요청..자살조장 지적에 "승환계약 등 모든 대안 논의"

금융당국이 자살시 일반사망보험금은 물론 재해사망보험금까지 지급해야 하는 자살보험 계약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명보험업계와 논의를 시작했다.

재해사망보험금은 일반사망보험금보다 2배 가량 많아 “자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제가 되는 약관을 가진 특약 계약은 280만건으로 알려졌으나 주계약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초 생명보험협회와 주요 생명보험사에 자살보험 약관 오류와 관련해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오는 16일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다 최근 지급을 결정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대해 제재심의위원회(이하 제재심) 재심을 열어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 금감원은 알리안츠생명에 대한 제재까지 결정하면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약관 오류를 어떻게 처리할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의 약관이 자살을 조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제재심 이후 최대한 집중해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업계에서 제시하는 모든 대안에 대해 장·단점과 실현 가능성 등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업계와 충분히 논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크게 2가지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금융위원회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판매된 보험의 문제 약관을 바꿀 수 있도록 약관변경 명령권을 발동하는 것이다. 보험업법 131조에 따르면 계약자에게 불리한 약관은 금융위가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 약관은 계약자의 자살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계약자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약관 변경 명령은 한번도 발동된 적이 없는데다 청문회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금융위 의지도 부족해 성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둘째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계약 갈아타기’(승환계약)가 있다. 자살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일반사망보험금을 더 주거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새 상품으로 갈아타도록 하는 방안이다. 금감원은 원칙적으로 승환계약을 금지하고 있지만 금감원이 사전에 승인하면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전례가 없지만 최근 금감원은 승환계약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새로 갈아탈 상품이 계약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아니라면 ‘갈아타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해결 의지를 밝혔다.

문제는 암 등 중병에 걸려 ‘자살할 가능성이 높은’ 계약자는 기존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계약자만 갈아타는 ‘역선택’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승환계약은 계약자에게 일일이 갈아타기를 권해야 하는데다 갈아타기를 안내했다 고객들의 불신을 살 수도 있다"며 “당장은 자살보험 계약이 특약과 주계약을 합해 몇 건이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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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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