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더 안줘도 예금 그대로"…배짱 영업하는 은행들

"이자 더 안줘도 예금 그대로"…배짱 영업하는 은행들

최동수 기자
2017.05.03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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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금리 인상 요인 적어…전문가들 "기준금리 인상돼야 같이 오를 것"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반면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예금금리 인상은 늦춰 이익을 챙기는 데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까지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3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저축성 예금과 시장형 금융상품 포함)는 1.49%로 지난해말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3.48%로 같은 기간 0.04%포인트 올랐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3월 중 3.43%로 지난해말 대비 1.4%포인트 상승했고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21%로 0.08%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에서 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는 지난 3월 중 신규 기준 1.99%포인트로 지난해말 1.88%포인트보다 더 벌어져 2년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이미 지난해부터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가계 부담도 늘었다. 지난해 가계의 이자수입에서 이자지출을 뺀 이자수지는 5조7589억원 적자였다. 가계의 이자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한국은행이 197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처음이다.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 코픽스(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나 금융채 금리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반면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5%에서 1.25%로 낮아진 후 동결된 상태”라며 “예·적금 상품 대부분이 기준금리와 연동돼 시장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대출금리보다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움직이지 않아도 예금금리는 가산금리에 따라 변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정할 때는 가산금리를 올리고 수신금리를 정할 때는 가산금리를 내리거나 유지해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된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은행들은 왜 예금의 가산금리를 올리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은행들이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어서라고 지적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면서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졌고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대출 증가율은 낮게 유지되고 있어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려 시중자금을 모아봤자 운용할 곳이 마땅찮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말 기준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10조983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말 대비 3조3757억원 줄었다.

게다가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가 낮아도 안전선호 심리가 강해서인지 은행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는 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고 있고 기업대출은 증가율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수요가 크지 않다”며 “예금금리를 올려야 할 유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최고 연 2% 금리를 주는 예금을 내놓은 후 금리를 높인 특판상품이 일부 출시되고 있지만 추세적으로 수신금리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은행 예금금리가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서 생기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오는 9월 이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예금금리가 오르는 시점도 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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