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보험도 보장 못하는 미세먼지

[우보세]보험도 보장 못하는 미세먼지

전혜영 기자
2017.05.16 17:41
[편집자주]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을 보장해 주는 전용보험은 없나요?"

정부가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을 핵심으로 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공기의 질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호흡기 이상을 호소할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겹쳤던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직후에는 비염과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진 환자들로 전국 이비인후과가 북새통을 이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미세먼지가 날로 기승을 부리자 보험회사에 이른바 미세먼지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은 없는지 문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에 미세먼지 보험은 출시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보험은 미세먼지로 인해 폐 등 신체에 질병이 생기면 피해를 보상해주는 구조인데 미세먼지와 질병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상품화가 어렵다는 이유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보험 가입자가 폐 질환에 걸려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유전적인 요인이나 생활습관 때문인지, 미세먼지 때문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현재 미세먼지 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세먼지의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에서 2014년 세계 최초로 스모그 보험이 출시됐던 적이 있지만 손해가 너무 커져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당시 PICC(중국인민보험공사)가 10~50세 베이징 시민이 호흡기나 심혈관 등 스모그 관련 질환으로 입원하면 보름간 매일 100위안(한화 약 1만8000원)씩 최대 1800위안(약 29만원)을 주는 상품을 출시했는데 보험금 청구가 너무 많아 손해율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중국에서는 매년 60만명이 폐암으로 사망하는 등 각종 폐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미세먼지 보험은 만들기 까다로운데다 위험률도 가늠하기 어려워 국내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에 미온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단기간 내 관련 상품 출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과 직결될 정도로 위협적인 수준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 보험사들도 이대로 정부만 바라보며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특히 미세먼지에 취약한 노약자만이라도 보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단체보험 성격의 정책성 보험이라도 가능한지 연구가 필요하다. 생명·손해보험협회도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미세먼지 연구기관을 설립하는 등 미세먼지의 폐해와 예방 대책에 대한 연구 지원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보험 가입자의 질병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 미세먼지든 아니든 미세먼지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건강 상태가 악화된다면 결국 보험사에도 장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건물에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필터나 장치를 설비했을 경우 화재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등 지금 당장 실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미세먼지 피해 예방을 지원해 나가는 방안부터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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