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조원+알파(α)' 규모의 민생안정 금융과제 발표 후 여러 뒷말이 나온다. '나는 열심히 빚을 갚았는데, 정부가 누군가의 빚은 깎아준다'는 박탈감이 작용됐다. '나라가 나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정책이 한번에 쏟아졌고 '원금탕감', '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정보가 섞이면서 생긴 오해가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 '빚투 실패 청년'을 돕는다는 청년 신속채무조정 속은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의 청년 중 상환이 어려운 사람이 대상이다. 신용평점 하위 20%는 신용카드 발급과 신규대출 등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또 재산과 소득이 충분하면 채무조정에서 제외된다. 채무조정 대상이어도 이자를 좀 깎아주거나 상환이 유예될 뿐 원금 탕감은 없다. 감면분은 대출을 취급한 금융회사가 부담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빚을 최대 90%까지 깎아주는 정책도 꼼꼼히 봐야한다. 30조원 규모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은 90일 이상 연체한 차주(과거 신용불량자)만 원금 60~90%를 감면해준다. 연체 90일 미만이면 원금감면이 없다.
국내 주요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부산)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을 받고있는 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특히 원금감면율 90%를 적용받는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만 70세 이상의 고령자 등이다. 사실상 상환 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이다. 이미 빚을 갚을 능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빚의 굴레 중 일부를 덜어주는 것이다. 일종의 복지다.
더욱이 채무조정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기록'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이후 대출 등 신규 금융거래에서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대부분 이미 정책금융 적용 대상일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이들이 부럽다면 지는 거다.
최근의 논란은 이번 정책만이 원인이 아니다. 앞서 '벼락거지'로 생긴 상대적 박탈감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채무조정 등으로 오해가 쌓였다. 시장경제를 중요시하는 새정부와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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