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이 보험금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산출시 삼성전자 등 보유 주식을 현재 회계처리 방식과 동일하게 '전략적 투자 주식'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6개월 새 35% 급락하고 금리하락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역대 최저치인 180%대로 밀릴 위기에 처해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전자 보유 지분 8.51%를 킥스 산출시 전략적 투자 주식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의 자본력을 보여주는 킥스 비율을 산정할 때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주가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을 기타포괄손익 누계액 등 가용자본에 분기별로 반영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운용자산 중 주식 비율이 약 19%로 주가 변동에 따라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이 달라져 킥스 비율이 출렁거린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6월말 8만1500원에서 지난 9월말 6만1500원으로 25% 단기 급락하자 삼성생명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대폭 감소(가용자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이 같은 기간 201.5%에서 193.5%로 하락했다.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이 20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로 하락한 12월말 기준으론 킥스 비율이 180%대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 하락 뿐 아니라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8%대로 밀리면서 보험부채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할인율도 떨어져 가용자본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 9월말 기준 생보업계 평균 킥스 비율(경과조치 전 기준)이 191.2%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등 일부 보유 주식을 킥스 비율 산정시 전략적 투자 주식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일반주식에서 전략적 투자 주식으로 분류하면 가용자본 산정시 적용하는 위험가중계수(충격계수)를 종전 35%에서 20%로 낮게 적용할 수 있어서다. 충격계수가 낮아지면 보유 주식에 따른 위험액이 줄기 때문에 가용자본이 증가하는 효과가 난다. 결과적으로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이 180%에서 200%대로 회복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 보험업법상 보험회사는 회사의 목적에 따라 회계 기준과 동일하게 주식 보유 형태를 자율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전략적 투자주식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규정상 향후 주식 보유 계획을 세워야 하고 평균 보유기간 5년 이상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5년 이내 매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킥스 비율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 하락과 새 보험회계제도(IFRS17) 도입, 킥스 규제 강화 등이 겹쳐서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마저도 지급여력비율을 안심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이 됐다"며 "삼성생명이 다양한 형태로 킥스 비율을 높일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