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해상(29,900원 ▼100 -0.33%)이 매출보다 수익성에 방점을 찍은 전략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계약 매출은 줄었지만 보험계약 서비스마진(CSM) 배수와 신계약 CSM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질적 성장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CSM은 보험사가 계약을 체결할 때 장래에 얻을 이익을 현재가치로 반영한 지표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잣대로 자리 잡았다. 쉽게 말해 향후 보험사가 고객과 맺은 계약을 통해 벌어들일 이익을 얼마나 쌓아뒀는지를 보여준다. CSM 배수는 납입되는 초년도 보험료 대비 확보한 CSM 규모를 의미한다. 신계약이 단순히 '양'이 아니라 '질적으로 얼마나 수익성이 높은 계약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8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보험(건강) 부문 신계약 CSM은 5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기보험 신계약 CSM 배수는 17.4배를 기록해 전년(13.4배), 전분기(14.1배)보다 뚜렷이 상승했다. 6월말 CSM 잔액도 9조3760억원으로 3월 말보다 약 2700억원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수익성 지표 개선과 달리 단기 실적에서는 부담이 나타났다.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4510억원으로 전년 동기(8330억원) 대비 45.9% 감소했다. 장기보험 손익은 2980억원으로 59.3% 줄었고, 자동차보험 손익도 같은 기간 약 80% 줄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CSM이 개선된 배경에는 상품 포트폴리오 전환이 있다. 현대해상은 유병자보험과 무해지환급형 상품 비중을 각각 전년 대비 6%포인트, 9%포인트 확대했다. 특히 암 주요 치료비 등 수익성이 높은 담보 판매를 강화했다. 여기에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 경험위험률 조정도 반영됐다. 경험위험률은 보험사가 실제 발생한 사망률·질병률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도를 산출하는 지표로 조정 시 보험료 산출 기준이 달라져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런 효과가 겹치면서 현대해상의 신계약 수익성은 업계 평균을 웃돌았다. 보장성 부문 신계약 CSM 배수는 삼성화재가 2분기 기준 13.8배, DB손해보험이 상반기 기준 16.8배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고CSM 상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 중"이라며 "가격이나 비우량 담보 경쟁에 편승하지 않고 수익성을 우선시해 왔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신계약 매출 역신장에도 CSM 배수가 17.4배까지 뛰며 최초로 5000억원을 상회했다"며 "보유 CSM 총량이 지난해 말 제도 변경으로 인한 조정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했고 이는 수익성 중심 경영 성과"라고 분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중심의 자본관리 강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장기·일반보험 손익 회복을 통한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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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은 하반기에도 암·항암·약물 치료비와 뇌·심장 진단 치료 등 고 CSM 담보 판매를 확대하고 납기가 긴 계약 유입을 늘려 수익성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인보험 기준 CSM 배수 18배 유지를 목표로 수익성 중심의 영업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