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지주 회장 인선' 작심비판에 금융권 긴장...여파는

이찬진 '금융지주 회장 인선' 작심비판에 금융권 긴장...여파는

박소연 기자
2025.10.24 17:58

이찬진 원장 발언 진의 놓고 설왕설래…금융권에 대한 '경고' 해석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대해 작심 비판하면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추진 중인 금융지주사에 긴장감이 감돈다. 이 원장 발언의 의도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금융사들은 발언의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BNK금융지주의 회장 인선 레이스와 관련해 "절차적으로 특이한 면들이 많이 보여서 계속 챙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이 원장이 '특이하다'고 발언한 점에 주목한다. 오류가 있다고 명확히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언급하며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단 점에서다.

이 원장은 또 "지주 회장이 되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심어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보인다"며 "이러면 오너가 있는 제조업체나 상장법인과 별반 다를 게 없어 금융의 고도의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정무위원들과 상의해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배구조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지주 회장) 연임이나 3연임에 관련해서는 내부통제를 조금 더 강화하는 내용으로 방침을 보내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이 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BNK를 특정한 의견이라고 본다. 박범계 의원이 BNK를 특정해 "회장 선임 내용조차 직원들 사이에 쉬쉬하며 깜깜이로 절차의 정당성 상관없이 했다"고 물은 데 대한 대답이란 것이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도전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BNK 회장 인선 절차에 대해 지역을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BNK금융 이사회는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 1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6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했다. BNK금융 측은 추석연휴 이후엔 지난 13일에서야 보도자료를 내고 차기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절차에 나섰음을 알렸다. 짧은 후보자 접수 기간을 두고 일각에서는 빈대인 현 회장의 경쟁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4대 금융의 경우는 사외이사 규정이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이복현 원장 시절 지배구조 개선이 크게 강조됐고 지주사와 은행들이 이사회 운영 기준과 CEO 선출 과정을 당국이 말한 수준보다 훨씬 강화해서 시스템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임기 종료 시점/그래픽=이지혜
주요 금융지주 회장 임기 종료 시점/그래픽=이지혜

금감원은 2023년 12월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와 사외이사 구성 및 평가체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마련·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회장 선임 전 상시 후보군을 구성하는 등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다만 세부 내용은 다르다. 4대 은행 금융지주는 회장 나이를 제한하는 '70세 룰'을 둔 반면 BNK금융은 유일하게 나이 제한 없이 3연임을 제한하고 있다.

이 원장의 발언이 특정 금융사에 한정되지 않고, 금융권에 대한 경고성 의미를 갖는단 해석도 많다. 이 원장이 직격한 것과 달리 실제 주요 금융그룹의 이사회 구성에 큰 문제가 없단 점에서, 이사회를 문제삼으려는 의도보단 금융사 길들이기의 성격이 강하단 것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도보다는 앞으로 잘하라는 명백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이해한다"며 "산업은행장도 깜짝 발탁이지 않았나. 새 정부이다 보니 여러 경우의 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BNK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권은 우선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이 원장이 직접 절차상의 문제를 언급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금융그룹 인사 성향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2023년 3월 조용병 당시 신한금융 회장이 용퇴를 결단한 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사퇴하자 금융당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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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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