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형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이 약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각종 대출 제한 조치들로 이자이익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가팔랐던 증가세가 잠잠해졌다. 금융지주들은 은행 대출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비은행'과 '비이자이익'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9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4조9778억원) 대비 약 27억원 증가해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4대 금융의 가팔랐던 순이익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금융권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이 둔화하면서다. '6.27 대출 규제' 등 강력한 가계대출 정책의 여파다. 금리 하락기에도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은 방어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출 취급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주요 금융지주별 이자수익 예상치를 살펴보면 KB금융의 이자수익은 올 3분기 7조32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5%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이자수익은 6.14% 감소하고 우리금융도 6.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지주들은 4분기에도 대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6.27 대출 규제' 이후 '9.7 부동산 대책'과 '10.15 부동산 대책' 등 부동산 과열을 이유로 추가적인 대출 제한 조치들이 이어졌다. 가계 대신 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건전성 우려에 적극적인 취급은 어려운 상태다.
이미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1964억원으로 지난해 10월(1조923억원) 이후 11개월 만의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불과 두세달 전만 해도 4조~5조원을 웃돌았으나 매달 감소하는 흐름이다.
그런데도 4대 금융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에는 '비은행'이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 대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적은 수준으로 예상한다"라며 "반면 양호한 증시 환경을 기반으로 증권사 등 비은행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 이상 대출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공통적인 위기감은 금융지주들이 '비은행'과 '비이자수익'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잘 갖추면서 리딩 금융을 다투는 KB금융이나 신한금융처럼, 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특히 수익 다각화에 사활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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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지배구조를 정리·재편 중이다. 지난달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보유하고 있던 하나손해보험 잔여 지분 8.56%를 전량 인수해 100% 자회사로 전환했고 지난 17일에는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취득까지 완료했다.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인 하나자산운용을 하나금융의 직접 자회사로 편입하고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합병도 추진할 전망이다. 운용자산(AUM)이 50조원에 육박하면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강한 대형 자산운용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제 막 '비은행' 걸음마를 뗀 우리금융도 초반부터 흐름이 좋다. 우리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여의도에 기업금융(IB) 담당 계열사 부서들을 모아 비은행 업무를 확대했다. 글로벌 IB 전문 담당자 채용공고를 내는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수금융 등에 도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동양·ABL생명 인수에 따른 보험시장 진출 시너지에 큰 기대를 건다. 직접적으로는 3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염가매수차익이 있고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채널 효과는 이미 나타났다. 인수 이후 두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이 6배나 증가해 3분기 실적에도 일부 기여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에서 유심히 보면 좋을 항목은 비이자이익 항목과 은행 외 계열사의 실적"이라며 "회사마다 희비가 엇갈릴 수는 있겠으나 브로커리지(금융거래 중개), IB 수수료, 방카슈랑스 판매, 외환·수탁 비즈니스 같은 서비스들이 숨은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