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유동화증권 '직접발행' 시스템 구축 시작…중기 자금줄 더 트인다

신보, 유동화증권 '직접발행' 시스템 구축 시작…중기 자금줄 더 트인다

이병권 기자
2025.12.10 16:31
신용보증기금의 P-CBO 직접발행 시 변화/그래픽=이지혜
신용보증기금의 P-CBO 직접발행 시 변화/그래픽=이지혜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P-CBO(프라이머리 담보부채권)을 직접 발행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유동화증권 발행 주체로서 법적 지위를 확보한 이후 실제 운영 체계를 마련하는 첫 단계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흐름에 맞춰 중소기업이 자금을 더 쉽고 저렴하게 조달하는 방안으로도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최근 '유동화증권 직접발행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했다. 내년 1~5월 시스템 구축과 검증을 마친 뒤 하반기 첫 P-CBO 직접발행을 추진한다. 지난 9월말 신보법과 관련 시행령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 실무 단계에서도 본격적인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P-CBO는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를 모아(Pooling) 신보의 보증을 바탕으로 AAA등급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들을 모아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보의 '직접발행'은 기금계정을 고유계정과 신탁계정으로 분리해 자기신탁을 통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별도 유동화전문회사(SPC)를 만들고 민간 금융기관을 거쳐야 해서 인수 수수료 등 비용이 발생했으나 직접발행시엔 복잡한 절차가 사라진다. 아울러 공공기관인 신보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하는 '특수채' 형태로 발행된다.

효과는 중소기업의 금융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신보는 직접발행시 0.5%포인트(P) 이상의 금리인하 효과 발생할 것으로 본다. 발행 단계가 간소화돼 사채인수·수수료 등을 아껴 약 0.23~0.28%P를 절감하고 특수채 발행을 통한 금리인하 효과가 0.29%P가량 될 것으로 추산한다.

신보는 이번 시스템을 '플랫폼화'해서 상시 운영·처리할 수 있도록 구축할 계획이다. 발행조건 설정, 기초자산 관리, 승인·심사 절차, 배정·정산, 대외기관 연계 등 기존에 주관사들이 수행하던 업무도 법적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체계로 만든다.

이번 프로젝트는 신보 '유동화증권직접발행추진단'이 총괄하고 ICT전략부·업무지원부·리스크준법실 등이 협업한다. 전산·운영·준법 기능을 초기 단계부터 함께 구축해 발행자가 갖춰야 할 기술적·내부통제 인프라를 동시에 마련하기 위한 조직을 꾸렸다.

내년 5월 최종 테스트까지 마치면 신보는 내년 상반기 첫 P-CBO 직접발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민간 금융사 중심으로 운영됐던 P-CBO 발행 구조가 신보 중심으로 재편되면 공급 시기와 규모를 정책 목적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생산적금융'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시스템은 신성장기업·혁신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경기 상황이나 자금시장 변동에 따라 신보가 유연하게 발행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보 관계자는 "신보에 적합한 직접발행 업무체계를 정립하고 안정적인 사업 도입을 위한 제도적·물리적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기초자산을 직접 인수하고 자기신탁 방식을 도입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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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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