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주장 안 한다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주장 안 한다

김도엽 기자
2026.01.28 06:05
은행 주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이자 지급을 둘러싼 이견/그래픽=김다나
은행 주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이자 지급을 둘러싼 이견/그래픽=김다나

은행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지급하자는 주장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은행권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자 지급이 필요하단 주장이 일부 제기됐으나, 예금 성격이 짙어 수신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반론에 더 힘이 실린 모양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22일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실무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은행권은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발행한 코인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지난 15일 은행연합회는 같은 실무 회의에서 맥킨지앤컴퍼니가 수행한 컨설팅을 토대로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발행한 코인에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중심의 발행사가 발행한 코인을 소유한 고객에게 코인량에 따라 이자를 지급해 코인 보유와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은행 중심이 아닌 핀테크 등 비은행이 주도하는 발행사에 비해 시장 점유율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권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라는 취지와는 달리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의견이 실무회의에서 지배적으로 나오면서 이자 지급을 주장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은행 자금조달의 핵심인 예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관련해 정부안이나 여당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여당은 발행금액에 따르는 준비금을 국채·예금 등 고유동성 자산에 적립하도록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 등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통화당국도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자 지급은 어떤 형태로든 막아야 한다'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스테이블코인의 이자지급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도 작년 10월에는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예금대체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자지급을 엄격히 금지해 예금의 역할이 과도하게 축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이자를 지급하게 될 경우 은행 예금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라며 "현재 미국도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논란이 있지만, 직접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현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이자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대신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유통사로서 발행사와 제휴를 맺고 이용자에게 사실상 이자인 리워드(보상)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상원이 이같은 스테이블코인 리워드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지 않는 미국 은행들을 비롯한 전통 금융권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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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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