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참호 구축' 막으려다 금융사 자본 건전성 흔들릴수도"

"이사회 '참호 구축' 막으려다 금융사 자본 건전성 흔들릴수도"

권화순 기자
2026.03.16 04:00

당국 '주주추천 사외이사 확대안'에 부작용 우려 목소리
'주주환원 제고' 압박에 신규 투자·포용금융 위축 가능성
"배당 확대 기준 재설정·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 등 필요"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참호구축'을 막기 위해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지만 주주권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주추천 사외이사들이 배당확대와 단기 실적주의를 통한 주가부양을 강하게 요구하면 금융회사의 자본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이재명정부에서 강조하는 포용금융과 지역사회 공헌 등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주요 금융지주 주주환원율과 보통주 자본비율 사본/그래픽=김다나
주요 금융지주 주주환원율과 보통주 자본비율 사본/그래픽=김다나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BNK금융지주가 이번 주총에서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종전 1명에서 4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주총안건이 통과되면 주주추천 사외이사가 7명 중 4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이 가운데 지분 4%가량을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은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J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이 주주추천인데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2명이다. 과점주주들로 구성된 우리금융지주는 7명 중 4명이 주주추천으로 구성되고 나머지 3명도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선임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주 회장이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참호'를 구축한다"고 비판한 이후 경영진 견제를 위해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BNK금융의 사외이사 구성이 대거 바뀐 배경이다.

하지만 주주추천 사외이사들이 주요주주의 목소리를 대변해 배당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율 제고를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BNK금융의 경우 라이프운용이 "주주환원율이나 CET1(보통주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사외이사에게 자사주를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금융지주는 아니지만 보험업계에선 얼라인파트너스가 DB손해보험에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높이라"고 압박했다.

한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주총시즌에 배당확대를 원하는 경영진에게 맞서 사외이사들이 신규투자, 지역사회 공헌, 자본건전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해왔다"며 "일부러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는 사외이사가 많은데 앞으로는 이사회에서 주주환원율을 높이자는 목소리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JB금융이나 BNK금융은 지역 대표 대기업으로서 그간 포용금융에도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주주권 확대의 목소리가 커지면 이런 역할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정종표 DB손보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장기사업인 보험업의 특성상 주주환원율 제고 못지않게 계약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이 5%도 되지 않는 일부 주주의 목소리만 이사회에서 지나치게 반영될 여지가 있다"며 "상생금융과 포용금융 확대를 요구하는 정부 스탠스와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의 자본건전성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지주들은 CET1비율 13%를 기준으로 배당확대를 결정하는데 앞으로 이 기준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융당국에서도 나온다. 금융지주별로 위기상황에 따른 자본력이 다른데도 획일적으로 13%를 적용하는 것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주주권 확대로 배당확대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스트레스 완충자본'을 연내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스트레스 완충자본은 금리, 환율, 성장률 등 위기상황을 가정해 손실흡수능력을 평가하고 은행별로 필요한 자본을 추가로 쌓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당초 2024년 도입을 검토했으나 고환율과 비상계엄 등으로 수차례 연기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자본비율 규제수준이 회사별로 최대 2.5%포인트(P)로 차등적용된다. 금융당국이 2024년에 실시한 실태평가 결과 지방 금융지주는 2.5%P 가까이 규제 자본비율을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완충자본 실태평가를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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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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