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대표 전환 합의됐지만 당분간 현체제 유지 전망
늦어도 6월 이전에 완료…금융지주사 가능성도 거론

교보생명 자회사 편입을 앞둔 SBI저축은행이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에 합의하고 교보 측 대표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당분간 김문석 현 대표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금융당국에 제출한 SBI저축은행 인허가신청서에 담긴 일부 내용을 수정하고 대주주인 교보생명과 일본 SBI그룹이 각자대표를 선임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교보생명 정기주주총회에선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이 교보생명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두 기업의 결합에도 속도를 낸다. 교보생명은 늦어도 6월 이전에 잔금을 치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경영권과 관련해서도 SBI그룹의 양보를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SBI그룹은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에서 물러나더라도 의결권이나 배당에 대해선 교보생명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고 교보생명이 제출한 인허가신청서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에 제동을 걸어 교보생명이 의결권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구조로 바뀌면서 각자대표 체제까지 의견이 모였다. 각자대표는 공동대표와 달리 다른 대표의 동의 없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특히 의견이 충돌할 경우 교보생명이 선임한 대표에게 우선권을 주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선 교보 측 대표로 신 실장이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실장은 과거 일본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에서 경영전략업무를 수행하며 실무경험을 쌓는 등 SBI그룹과 인연이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SBI저축은행이 그동안 경영을 잘한 만큼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BI저축은행은 김 대표가 2023년부터 1년씩 연임하며 이끌었고 지난달 20일 정기주총에서도 연임 안건이 통과됐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의 인터넷은행이나 지방은행 전환을 열어두고 금융지주 전환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 장기적으로 오너가 경영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금융당국이 자산 20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에 대주주 지분을 5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선 총자산(지난해말 기준 14조5854억원)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의 은행전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