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업계 반발로 '차일피일'
도입땐 최대 3%P 경감 가능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나이롱환자'의 장기입원을 막아 손해율을 경감할 수 있는 경상환자 '8주룰' 도입이 계속 미뤄지면서 올해도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총 4개 손보사의 누적 기준 손해율은 84.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익분기점이 80% 수준이며 이보다 높으면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해말 기준 손해율은 87.0%였다.
올해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이달들어 이어지는 장마에 손보업계에서는 손해율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손보협회도 이미 올여름 장마와 집중호우에 따른 빗길사고, 침수사례 증가에 따른 정비요금 인상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지난해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장마와 휴가기간이 겹친 7월과 9월에 모두 90%를 넘어섰다.
현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출 유일한 돌파구는 경상환자 8주룰 도입이다. 8주룰이란 교통사고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가 8주를 초과해 장기치료를 받을 경우 반드시 의사의 '추가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상해등급에 따라 △12급은 척추(목·허리)의 염좌 및 단순 타박상 등으로 2~3주 진단을 받은 환자 △13급은 신체부위에 단순 타박상을 입은 환자 △14급은 찰과상 등 극히 경미한 상처를 입은 환자를 말한다. 무분별한 '나이롱환자'의 장기입원과 과잉진료를 억제해 불필요하게 새는 보험금을 막자는 취지에서 고안됐다. 원래 올해 초 시행이 예고됐지만 한의업계의 반발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보험개발원의 지난해 광역시도 등 교통사고 현황분석을 보면 지난해 교통사고 피해자 수는 총 174만3539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경상환자인 12~14등급이 전체의 95.7%를 차지했다. 가장 경미한 부상인 14등급은 76.1%였다. 경상피해자 비율은 2021년 94.0%에서 매년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양방보다 한방비율이 급등했다. 손보협회 자료를 보면 한방진료비는 총진료비 대비 비중이 2015년 23%에서 지난해 60.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방 경상치료비는 양방의 4.2배 수준으로 1인당 치료비 기준 한방 약 108만원, 양방 36만원으로 3배 차이가 난다.
손보업계는 8주룰 도입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의 필수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8주룰이 현장에 본격 도입될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소 1%P에서 최대 3%P 낮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양방의 경우 경상환자 치료가 8주까지 가지 않지만 한방치료의 경우 8주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8주룰은 법제처 심사도 통과하고 사실상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도입되지만 현재 상황에선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