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8%' 시대 오나…대출문 좁은데, 이자부담 '눈덩이'

'주담대 금리 8%' 시대 오나…대출문 좁은데, 이자부담 '눈덩이'

박소연 기자
2026.08.3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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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대출금리 추이/그래픽=최헌정
5대은행 대출금리 추이/그래픽=최헌정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8%' 시대가 임박했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연 3%에 진입한 데 이어 시장에서는 내년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시장금리와 은행 조달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 간 금리 경쟁마저 실종되면서 차주들은 '대출 절벽'과 고금리라는 이중고에 놓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5년 고정형이 연 4.68~7.12%, 변동형이 연 4.22~6.46%, 신용대출이 4.78~5.98%로 집계됐다.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이미 7%를 넘어섰고 변동형도 6%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신용대출 금리 상단도 6%를 넘보고 있다

하반기 들어 대출금리의 상승 흐름은 뚜렷하다. 지난 4월말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4.25~6.85%, 신용대출 금리가 3.91~5.37%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넉 달 만에 금리 수준이 크게 뛰었다. 지난달 은행권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도 4.48%로 전월(4.36%)보다 0.12%포인트(P) 상승했다. 5월부터 석 달 연속 오르며 2023년 11월(4.48%)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금리를 밀어 올리는 첫 번째 요인은 기준금리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P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시장에서는 물가와 부동산 가격, 환율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1분기 한은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관련 전망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17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6.08.17.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17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6.08.17.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르면 현재 7%대인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8%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기준금리 상승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고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8일 평균 4.351%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4.241%와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0.11%P 상승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국내 시장금리의 하락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변동형 주담대 역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등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는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전월보다 0.13%P 올랐다.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오르면서 2024년 12월(3.2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주담대에서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가 급증해 향후 금리 상승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지난달 은행권 신규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68.1%로 2014년 2월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장 금리가 낮다는 이유로 변동형을 택한 차주들이 향후 금리 상승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은행들이 붙이는 가산금리도 차주 부담을 키우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가산금리는 평균 3.266%로 기준금리 3%보다 높다. 주담대 가산금리 역시 평균 3.26%에 달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높은 가산금리까지 유지되면서 최종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금리가 8%에 도달할 경우 차주가 체감하는 부담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빌릴 경우 금리가 연 4%일 때 월 상환액은 약 143만원이지만 연 8%에서는 약 220만원으로 뛴다. 월 77만원, 연간 900만원 넘게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2021년 저금리 시기 5년 고정형(혼합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은 올해 금리 재산정 시점에 '금리 폭탄'을 맞을 수 있다. 2021년 연 3% 금리로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빌린 경우 월 상환액은 약 127만원이었다. 5년간 상환한 뒤 남은 원금 약 2억6700만원을 기준으로 금리가 연 7%로 재산정되면 월 상환액은 약 189만원, 8%라면 약 206만원으로 뛴다. 5년간 원금을 갚았는데도 월 부담이 각각 62만원, 79만원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기준금리가 0.25%P 오르는 것만으로도 전체 가계의 이자 부담은 상당하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000억원, 차주 1인당 평균 이자액은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증가한다. 지난달과 이달 기준금리 인상 폭인 0.50%P가 대출금리에 모두 반영된다고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59만2000원이다.

금리는 뛰는데 대출 문턱마저 여전히 높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일부 완화했지만 은행들은 연간 목표치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출 수요가 몰리면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높여 증가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은행 간 '금리 경쟁'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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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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