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근로시간 단축, 해법은

[기자수첩]근로시간 단축, 해법은

김하늬 기자
2014.04.15 16:43

"대기업은 의지만 있으면 곧바로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의지가 아니라 회사의 운명이 걸린 문제다.“

최근 만난 노동법 전문가의 말이다. 근로시간 단축 법제회를 둘러싸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재계는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생산차질, 생산성 하락, 임금부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근로시간까지 단축될 경우 벼랑 끝에 내몰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임금 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간 이견은 좁여지질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44.6시간에 달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의 평균 근로시간 32.9시간에 비해 훨씬 길다. 때문에 우리도 근로시간을 법적으로 줄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여야한다는 점에 대해선 사회적 공감대가 높다.

다만 문제는 기업들마다 사정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은 말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동일한 법적 잣대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 생산 현장은 그나마 휴일특근, 야간 할증률 등에 대한 협상이 가능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의 경우 휴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근로시간 단축 법제화가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사실상 중소기업 경영자와 근로자들을 범법자로 만들 수밖에 없는 셈이다. 노동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열악한 중소기업에 대한 적용 유예기간과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현재 근로시간 단축 법제화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고통분담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기업들이 현재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삭감될 경우 향후 노사 임금협상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투쟁이나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통상임금 등 최근 노동 이슈들은 우리가 성숙한 노동문화를 갖추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하는 필수과정이다. 근로시간 단축 법제화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든 중요한 것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득이 돼야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기업과 근로자가 모두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가 전제돼야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