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만 되면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꽉 막혀서 숨쉬기가 힘들어요” 직장인 K씨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비염 증상 때문에 하소연한다. 비강 스프레이를 서너 통씩 뿌려야 겨우 숨 쉬며 잘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그것도 잘 듣지 않아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사무실에서 줄줄 흐르는 콧물 때문에 종일 휴지를 끼고 산다. 코뼈를 바로 잡는 수술도 받아보았다. 하지만 상태는 계속 악화됐다.
비염은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잘 낫지 않고 만성화된다. 코에 생긴 질환으로 끝나지 않고 호흡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폐와 심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기온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우리 몸에 맞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코가 해주어야 하는데, 코에 염증이 생겨 이러한 기능을 원활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폐와 심장에 무리가 가게 된다.

비염이 심해지면 중이염, 결막염, 축농증으로 연결된다. 마치 도마뱀의 꼬리처럼 ‘비염’이라는 몸통과 연결되어 있다. 그 꼬리를 아무리 잘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이염, 결막염, 축농증은 이 질환들의 몸통에 해당하는 비염을 치료해야만 낫는 병이다. 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완치되기 어렵다.
여기에 덧붙여 비염이 열감기를 만나서 한 단계 더 나가면 천식이 된다. 천식을 계속 앓다보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연결된다. 폐기종, 기관지확장증이 여기에 속한다. 폐포가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굳어가는 무서운 병이다. 숨이 너무 차서 자신의 방문턱을 제대로 넘기 어려운 환자도 있으며, 폐를 본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폐주비(肺主鼻)’라고 하여 폐가 코를 주관한다고 본다. 폐를 튼튼하게 만들어줌으로써 특정 물질이나 찬 공기, 건조한 공기, 탁한 공기에도 견뎌낼 수 있는 저항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 폐가 건강해지면 감기에도 자주 걸리지 않을 뿐 아니라 감기에 걸렸더라도 쉽게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이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맑은 공기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평소에 코 주위의 경혈을 집중적으로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사기에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식염수를 약 50㎖ 정도 담아 한쪽 코에 밀어 넣고 1~2분 정도 후에 고개를 숙이면 식염수가 콧속을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하고 배출된다. 이때 섬모의 움직임을 활성화하여 감기를 예방한다. 코가 막히는 증상이 심할 때도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일시적인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