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0대 창업가부터 중년까지 150여명 참석..중기청 "정례 모임으로 육성할 것"

아직 대학생 같은 앳된 얼굴의 20대 청년부터 사업가의 느낌이 물씬 나는 중년까지 약 150여 명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 명함을 주고받는다. 서로가 '김 대표님', '박 대표님'이라 높여 부른다. 안면이 있는 사람들은 '제리', '존' 등 영어이름을 부르며 편하게 이야기꽃을 피운다. 대화의 절반이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기술용어가 섞여있지만 다들 호기심을 보이며 질문들이 오간다.
지난 6일부터 1박 2일간 제주도 서귀포시 한 호텔에서 열린 '팁스'(TIPS) 워크샵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처음 출범한 팁스는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국내 스타트업(초기기업)을 발굴, 기술개발에 최대 3년간 9억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기청을 비롯해 창업 유관기관,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 김태현 벤처스퀘어 대표 등 팁스 운영사 10곳, 창업팀 44곳의 대표들이 한 데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워크숍은 '각자의 자리'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하던 스타트업들이 교류와 공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만들어졌다.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이달 말 출범 예정인 팁스 전용 거점 인큐베이터인 '팁스 캠퍼스'(가칭) 계획 발표였다. 중기청은 엔젤투자사와 팁스 운영팀, 그리고 창업팀이 함께 지낼 수 있는 팁스 캠퍼스를 2만3140㎡(약 7000평) 규모로 구성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아직 미정이지만, 대부분의 참여자가 몰려있는 서울 시내 공간을 물색 해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인큐베이팅 공간 뿐 아니라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남들보다 '한 발 더' 앞서기 위한 창업팀의 고민과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만큼 팁스 창업팀들은 '해외 진출 컨설팅을 위해 현지 컨설턴트를 채용하는 방법'이나 '해외 기술개발(R&D) 인력 채용의 방법'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서로 다른 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날 기회가 없던 창업팀을 위해 업종별 분과모임도 열렸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웨어러블 열전소자를 개발하는 테그웨에(IT하드웨어), 반응형 웹 개발 솔루션 기술을 갖춘 다이닝코드(IT소프트웨어), 명함관리 기반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을 만드는 드라마앤컴퍼니(IT서비스), 위암 예후예측을 위한 분자진단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보믹스메티텍(의료바이오) 등 4개 분과의 42개 팀이 서로를 알아가며 선의의 경쟁을 다지는 시간을 만들었다.
워크샵 이튿날 오전 열린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의 '한국형 기업가정신' 강의는 대부분의 창업팀 대표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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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중장기적 관점은 결국 '상생'이다"며 "배반으로 일회성 게임의 승자가 될 수는 있겠지만 반복되는 게임의 승자는 결국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리더가 가치 창출과 분배의 선순환을 염두에 둔 리더십을 보일 때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살아나고, 회사는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기청은 팁스 참여자들간 네트워킹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팁스 전용 온라인 네트워킹 플랫폼을 구축해 12월부터 운영하고 오프라인 모임도 정례화 한다는 방침이다. 김봉덕 중기청 기술협력보호과장은 "스타트업이 애로사항과 아이디어를 수시로 교환하고, 활발히 교류해 성공적인 창업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