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총액 1500억원짜리가 7년 뒤 10조원이 된다니 당황스러웠죠.”
최근 증권시장에서 M&A(인수합병)설이 퍼졌던 A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근거없는 회사 매각설과 사업 계획서가 시장에 돌면서 자칫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건의 내막은 이랬다. 어느날 A사 대표와 안면이 있던 B씨가 찾아와 투자의향서를 내밀려 회사매각을 제안했다. 물론 대표는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이후 B씨와의 추가적인 만남도 없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시장에서는 회사 매각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매각 대상자와, 금액, 향후 사업계획까지 돌았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물밑협상중’이라며 매각설을 기정사실화했다.
B씨가 갖고 온 투자의향서는 ‘A사의 현재’라는 타이틀로 시작된다.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A사는 회사 매각 이후 2017년 영업이익 7000억원의 회사로 도약한다. 시가총액만 10조원에 달한다.
A사의 장밋빛 청사진은 계속된다. 패션, 화장품 등 최근 한류트렌드를 모두 담고 있다. 더 나아가 2021년에 중국의 텐센트나 바이두 등에 회사를 매각한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이 해프닝 뒤에는 2005~2007년 ‘엔터주 버블’ 논란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C씨가 있다. C씨는 지난해부터 투자자를 모아 재기를 모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C씨와 함께 하는 파트너 명단을 보면 유명인들이 여럿 있다.
그러나 투자의향서에는 A사를 인수한 뒤 신규사업을 꾸려나갈 인력구성이나 수백억원의 자금조달 등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 알맹이 없는 장밋빛 미래만 담겨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투자의향서만 본다면 A사와 같은 사례들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작 회사를 갖고 있는 사람의 의사는 고려치 않고 작성된 이 같은 문건들은 엔터 등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혹하게 만들 수 있다는 위험성도 갖고 있다.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으로 중국시장이 개방되면서 엔터업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FNC엔터 등 엔터업체들의 증시 입성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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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단순히 유명 아티스트를 영입하거나 유명인들의 이름을 빌린 ‘껍데기’ 엔터업체가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는 때가 아니다. 투자자들도 뜨거운 관심 만큼이나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