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경제는 제도나 정책이 제대로 뒷받침돼야 진보를 이룰 수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던진 화두다. 미래학 서적인 부의 미래는 2006년 국내에서 발간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경제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산물이며 주요 제도나 정책의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기본적으로 개인과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별로 서로 변화에 대한 적응과 반응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국가 경제는 제도나 정책이 제대로 뒷받침되면 경제주체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동시화 효과(synchronization effect)다. 반대로 제도나 정책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제주체 간 갈등과 반목으로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로 비동시화 효과(de-synchronization effect)다.
최근 국내에선 최저임금 찬반 논란이 뜨겁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촉발된 정부와 정치권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 움직임에 경제계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4일 한 강연에서 최저임금 7% 이상 인상을 시사한데 이어 지난 13일에도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에서 적정수준 임금인상을 주문했다. 경제정책 수장이 오는 6월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임금인상 의견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 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임금정책 주무장관인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지난 9일 이례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강조해 7% 이상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저소득계층의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도 늘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계소득 주도의 성장론을 내세워 재계에서 최저금리 인상에 동참하도록 압박하는 모양새다. 여야도 기다렸다는 듯 "최저임금을 6000원대로 올려야 한다"며 구체적인 임금수준까지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계는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계 상황에 직면한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인건비 부담만 가중시켜 오히려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기 활성화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채 일자리만 줄여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등 불공정거래 근절, 대형 유통사 등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방지 등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의 생존권 보호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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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부와 정치권, 중소기업 간 서로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변화에 대한 반응이 달라 갈등을 벌이는 형국이다. 중소기업은 생존권 보호 제도가 시급하다는 입장인데,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경기 활성화만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중소기업의 최저임금 인상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