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건축안전 모니터링 사업'이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진행된 1차 사업에서 '독불장군'식 진행으로 비난을 받았던 국토부가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2차 사업에서도 동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1차 사업 때 지적된 사업진행 과정상의 문제점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2차 사업에서도 반복돼 업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토부는 복수의 시험기관을 선정해 사업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에도 불구, 2차 사업을 진행할 시험기관에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연구소 한 곳만을 단독 지정했다. 하지만 이 연구소는 샌드위치 패널 업체가 만든 제품의 난연성능을 시험해 인증서를 발급해준 뒤 받는 시험비로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충당하는 곳으로, 해당 업체들의 제품이 적용된 건축현장의 안전을 점검·감독하는 일을 맡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 연구소가 실제 건축현장에서 A업체의 샌드위치 패널 샘플을 채취해 시험해보니 기준치 이하의 결과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이 연구소는 앞서 A업체의 제품이 우수하다는 인증서를 발급한 적이 있다면 해당 결과를 발표함에 있어 적잖이 고민될 것이다. 사실대로 밝히자면 해당 연구소의 신뢰도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추후 연구소의 매출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많을 경우 이 연구소에서만 연간 2억원 어치의 성능시험을 진행하는 샌드위치 패널 업체도 있다"며 "이처럼 매출에 큰 기여를 하는 우량고객에 대해 이 연구소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이 공정성을 잃지 않으려면 시험기관이 최소 두 곳은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곳은 현장점검, 다른 한 곳은 품질검사를 맡는 식으로 업무를 이원화하고 현장점검을 맡은 연구기관이 무작위로 현장 샘플을 채취해오면 이를 나머지 연구기관에 넘겨 시험을 진행함으로써 시험자의 주관이 최종 결과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간단하지만 꽤나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 논리를 국토부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문제는 넉넉지 않은 예산이다. 국토부는 1차 사업 때도 적은 예산을 핑계로 시험기관을 한 곳만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 안전이 경제 논리에 밀려서는 안 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국토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