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셋을 키우다보니 생활비가 감당이 안되네요. 부업으로 렌탈 영업 어떨까요?"
주부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최근 이런 상담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불경기가 닥칠수록 생활전선에 뛰어들려는 주부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일자리는 렌탈 기업의 방문판매사원이다. 집 근처에서 근무할 수 있고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것도 가능한 데다 21세부터 61세까지 일할 수 있는 등 연령제한도 까다롭지 않아서다.
방문판매사원들의 평균 소득은 업체나 실적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월 100만~200만원 내외라고 한다. 이 중 절반은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의 필터를 점검하고 교체해서 버는 수입이며, 절반 정도는 기존 고객이나 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 뒤 받는 수수료다.
보통 계정 하나를 관리하는데 5000원을 받기 때문에 100만원을 벌기 위해선 한 달에 200곳 정도를 돌아다녀야하는 셈이다. 한 마디로 아이를 키우며 부업으로 하기엔 만만치 않을 일이다. 가끔 본사나 총국을 통해 영업 압박도 내려온다.
방문판매사원들은 렌탈 기업을 철저히 뒷받침하는 풀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렌탈업체의 첫 고객이자 바이럴 마케팅의 시작이고 현장에 있는 영업사원이기 때문이다. 렌탈 업계에선 흔히 어떤 제품을 출시해도 최소 방문판매사원 숫자의 두 배는 팔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나는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 사고 하나는 주변에 팔아준다는 것이다.
현재 주요 렌탈업체에 근무하는 판매 및 서비스 조직은 어림잡아 3만여명에 달한다. 1위업체인 코웨이에서 근무하는 인력만 1만8000여명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맹활약한 덕분에 지난해 주요 렌탈업체들의 계정수는 처음으로 800만개를 돌파했다. 1위 업체인 코웨이는 3분기 말 기준 누적계정수 572만개를 달성했으며, 최근엔 동양매직, 쿠쿠전자 등이 방문판매조직의 세를 불리며 치열한 2위권 경쟁도 펼쳐지고 있다.
렌탈은 흔히 불황형 사업이라 불린다. 경기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렌탈업체들은 되려 호황을 누려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소비자들이 일시불 구매보다는 월마다 돈을 나눠 내는 렌탈 제품을 더 선호하고, 일자리를 찾는 주부도 더 늘기 때문이다. 최근 렌탈사업의 성장세가 한편으론 씁쓸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