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 배기쁨 토스터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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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 빵 대신 천연발효빵(사워도우)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한 상업용 이스트(효모)를 사용하는 일반 빵과 달리, 천연발효빵은 자연에서 유래한 천연 효모와 긴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산균을 포함한다. 덕분에 식후 혈당 상승이 느리고 장에 가하는 부담이 덜해 소화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다만 문제는 최대 이틀이나 걸리는 긴 발효 시간이다. 여기에 '미생물' 형태인 천연 효모를 관리하기 위한 습도와 온도 조절 역시 필수적이다. 직장인이 바쁜 일상을 오가며 집에서 만들기에는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이러한 일상 속 고민을 기술력으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바로 2024년 설립된 토스터즈다.
배기쁨 토스터즈 대표이사는 "토스터즈는 발효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그 길을 열어주는 회사"라며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리듬에 맞춰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집에서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가 천연발효빵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암 진단 소식이었다. 당시 의사는 항암 치료 과정에서 일반 빵 섭취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평소 빵을 즐겨 먹던 어머니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였다.
당시 배 대표는 "주식이 빵인 서양인들은 질병이나 암에 걸리면 빵을 먹을 수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던 중 천연발효빵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도 비교적 섭취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배 대표는 "일반 빵은 혈당을 빠르게 높이고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반면, 천연발효빵은 상대적으로 그런 영향이 적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어머니를 위해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했고, 미국 페이스북의 한 사워도우 커뮤니티에 가입해 레시피를 공부하고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직장에 다니던 배 대표에게 천연발효빵을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35시간 가량 소요되는 긴 발효 과정과 습도·온도 조절 등 까다로운 조건으로 큰 벽을 느낀 것.
배 대표는 "천연발효는 기본적으로 이틀 정도가 걸린다. 당시 직장인으로서 온도 변화나 상태 파악 등 관리가 어려워 주말에만 제빵할 수밖에 없었다. 주말이라도 약속이 있다면 포기해야 했다"며 "이틀 가까이 시간을 들였는데도 실패했을 때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의 홈베이커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였다. 배 대표는 자신이 겪은 불편이 미국 사워도우 커뮤니티에도 공유되는 것을 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고민이 동일하게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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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기획자 출신인 그는 이를 AI(인공지능)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기술력으로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배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스마트폰 거치대가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술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졌고, 발효라는 복잡한 과정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해결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토스터즈의 대표 제품은 IoT(사물인터넷) 기반 소형 스마트 발효기 '사워프렌즈(Sour Friend)'다. 집안의 습도에 맞춰 AI가 온도와 시간을 정밀하게 제어해 홈베이커용 발효 과정을 관리해준다. 배양 중인 발효종에 일정한 주기로 새 밀가루와 물을 추가하는 과정인 피딩(Feeding) 타이밍 알림 기능도 탑재했다.여기에 사워프렌즈는 앱과도 연동돼 집 밖에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발효가 완료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발효 시간이 6시간 걸릴 경우 오전 9시에 베이킹을 하려면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다. 반면 토스터즈의 제품을 활용하면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배 대표는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을 입력하면 AI를 통해 필요한 발효 시간을 역산해 온도와 피딩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해당 시간에 맞춰 발효가 완료되도록 돕는다"며 "사용자는 결국 베이킹만 신경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또 다른 제품인 '사워팟(Sour Pot)'은 사워프렌즈보다 더 큰 제품으로, 일반 베이커리 매장과 같은 상업용 천연발효빵 생산에 특화된 제품이다. 일반 빵집에서는 메뉴 다각화의 일환으로 건강한 식품군을 추가하기 위해 천연발효빵을 만든다.
배 대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발효기인 '도우 컨디셔너'의 경우 시간에 맞춘 제어 기능이 부족한 데다, 제품 크기가 크고 가격 또한 대당 700만~800만 원대에 달해 가격 부담이 크다"며 "반면 60만원대의 자사 제품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면서도 소상공인에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현재 국내 와디즈와 미국 킥스타터 등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선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오는 5월부터 미국과 한국에 납품을 시작할 예정이다. 배 대표는 올해를 대량 양산의 원년으로 삼고, 중장기적으로는 천연발효종을 활용해 요거트와 같은 디저트 제품은 물론 막걸리 등 전통주 분야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배 대표는 "앞으로 '발효를 삶으로'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