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고재성 같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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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사는 과정은 온라인으로 몇 초면 되는데, 버리는 건 여전히 30년 전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었습니다."
AI(인공지능) 기반 자원순환 플랫폼 '빼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같다'의 고재성 대표는 사업의 출발점을 일상의 불편함에서 찾았다. 이사할 때 대형 폐기물을 버리기 위해 동사무소를 방문하고, 비 오는 날에도 무거운 가전을 직접 끌고 나가야 했던 경험이 사업의 실마리가 됐다.
같다의 주력 서비스인 빼기는 파편화된 폐기물 배출·처리 과정을 데이터로 통합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개인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AI를 통해 제각각인 폐기물 품목을 행정 규격으로 자동 매핑하는 기술력을 갖췄다.

'같다'라는 독특한 사명에는 그의 사업 철학이 담겼다. 고 대표는 "사업 초기 폐기물 시장 특유의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분위기를 경험했다"며 "기술을 통해 이러한 시장 환경을 해소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있어서는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사명에 담았다"고 전했다.
초기에 구상했던 서비스 확장 계획도 사명에 투영했다. 폐기물 처리 서비스인 '빼기'를 시작으로 △중고거래 서비스 '더하기(+)' △나눔과 기부를 위한 '나누기(÷)' △클라우드 기반 협업을 위한 '곱하기(X)' 등을 계획했다.
지금은 빼기 서비스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현재 빼기는 전국 80여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누적 가입자 230만명을 확보한 국내 1위 폐기물 처리 서비스로 성장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지자체 대상 구독형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과 대형·건설 폐기물 운송을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 두 축으로 운영된다. 매달 약 30만건의 배출 신청이 접수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차별화를 이뤘다. 시각적 이미지 분석에 사용되는 AI 딥러닝 모델인 CNN(합성곱 신경망) 기술을 통해 사진 속 폐기물의 품목과 규격을 자동 인식하고, 지자체별로 상이한 품목 명칭을 자연어 처리(NLP) 기술로 표준화했다. 전국 지자체의 조례를 전수 조사해 3500개에 달하는 품목을 통합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었다.
고 대표는 "어떤 지자체 조례에는 '안마의자'가 품목에 없어 그냥 길가에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사용자가 앱에서 안마의자를 선택하고 사진을 올리면, 빼기의 AI가 이를 해당 지자체 조례상의 가장 유사한 품목으로 매핑해 준다"고 말했다. 주민은 합법적으로 요금을 내면서 배출하고 지자체는 무단 투기와 민원 처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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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노력 덕분에 빼기는 배출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해 수거 차량 운행 비용을 평균 20% 절감했으며, 지차체의 폐기물 관련 종이 문서를 모두 디지털화했다. 누적 1만7000톤의 이산화탄소와 4500톤의 폐기물 소각을 줄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빼기 앱을 통한 배출 신청 중 약 12%가 중고 거래로 전환되며 자원순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기존 쓰레기 처리 플랫폼들과의 차별점은 지자체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에 있다. 고 대표는 "다른 플랫폼은 광고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를 유입시키지만, 우리는 지자체가 공식 채널로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알린다"고 했다. 이어 "공공 SaaS, 민간 운송 중개, 중고 거래를 모두 아우르는 모델은 국내에서 빼기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같다는 노후화된 고물상을 디지털 전환(DX)해 현대적인 자원순환 거점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고 대표는 "고물상은 아직 시스템화가 전혀 안 된, 사장님의 머릿속에만 재고가 있는 마지막 물류 창고"라고 정의했다.
그는 "구도심의 목 좋은 곳에 위치한 고물상의 입지적 장점을 살려 수기로 작성하던 영수증과 재고 관리를 디지털화하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탑재하고, 이를 플랫폼과 연동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자체와 협업해 고물상 내부를 쇼룸 형태로 전환하고 지저분한 고물상 이미지를 벗어나 안전하고 청결한 '자원 정거장'으로 리모델링한 뒤 프랜차이즈화함으로써 시민들이 거부감 없이 찾을 수 있는 현대적인 시설로 바꾼다는 목표다.
고 대표는 "폐기물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알리는 복합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오는 9~10월 중으로 디지털 전환이 적용된 1호점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모델은 향후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 시에도 핵심 전략으로 활용된다. 그는 "폐기물 법제가 도입되기 시작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첫 타겟으로 삼아 한국의 선진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 산업은 수익성이 낮다는 편견을 깨고, 훗날 한국의 기업이 폐기물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 자원순환 시스템을 정착시켰다는 기록을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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