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폐암 환자가 보낸 손편지…한의대생의 AI 의료 혁신 통했다

70대 폐암 환자가 보낸 손편지…한의대생의 AI 의료 혁신 통했다

송정현 기자
2026.07.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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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이수현 테서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암 진단을 받았는데 의사의 설명은 2분 만에 끝납니다. 환자는 영어로 된 의학용어가 빼곡한 검사 결과지를 받아 들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진료실을 나섭니다. 결국 많은 환자들이 인터넷 카페에 검사 결과지를 올리며 '이게 무슨 뜻인가요'라고 묻고,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몇 줄짜리 설명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AI(인공지능) 의료 플랫폼 '온톨'을 운영하는 테서의 이수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회사가 지금의 사업모델(BM)을 갖추게 된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의대 재학 중 테서를 창업한 이 대표는 처음부터 건강검진 AI 에이전트를 만들려 했던 것은 아니다. 평소 소프트웨어와 앱 개발을 취미로 해온 그는 AI가 의료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에 초기에는 의사들이 임상 데이터와 논문을 한곳에서 검색·활용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 플랫폼과 CT·MRI 의료영상 분석 AI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의료진만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만으로는 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회사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던 중 이 대표는 암 환자들이 마주한 현실을 알게 됐다. 이 대표는 "암 치료는 수술이나 항암제 선택 등 환자가 직접 결정해야 하는 부분도 많은데 정작 진단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환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어려운 의학용어를 쉽게 설명해주는 서비스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테서는 곧바로 움직였다. 단 3일 만에 '온톨' 첫 버전을 개발해 2022년 출시했다. 당시에는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전이어서 이 대표와 의료진이 환자들의 검사 결과를 직접 읽고 하나씩 쉽게 풀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약 1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AI 모델을 학습시킨 뒤, 챗GPT 등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접목해 현재의 AI 기반 검사결과 해석 서비스로 진화시켰다.

서비스를 운영하며 환자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폐암을 앓던 70대 환자로부터 '검사 결과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됐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며 "그 경험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온톨의 주 이용자는 췌장암과 20~40대 유방암 환자 등 중증 질환 환자들이다. 부모나 배우자를 대신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족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2주만에 병원 맞춤형 DX 솔루션 구축

테서 기업 개요/그래픽=김지영
테서 기업 개요/그래픽=김지영

테서는 지난해 초 사업을 B2C에서 B2G 중심으로 확장하며 주요 병원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의료진의 업무 부담부터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의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은 결국 시간"이라며 "보고서 작성이나 상담 기록 정리 같은 반복적인 행정업무를 AI가 대신하면 의료진은 환자 진료와 상담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 끝에 개발한 것이 바로 병원용 AI 플랫폼 '온톨 포 클리닉'이다. 의료진의 소견문 작성을 돕는 '온톨 스크라이브', 환자가 이해하기 쉬운 검사 결과 설명을 제공하는 '온톨 리포트', 재검사 안내와 외래 예약, 사후관리 등을 지원하는 '온톨 CRM'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한다.

특히 대표 기능인 온톨 스크라이브는 AI가 건강검진 결과와 판독 내용을 분석해 종합소견문 초안을 자동 작성한다. 의사가 환자 한 명당 약 9분을 들여 작성하던 소견문을 1분 안팎으로 줄일 수 있으며, 의료진은 AI가 작성한 초안을 최종 검수만 하면 된다. 회사에 따르면 도입 이후 의사의 행정업무 시간은 최대 88% 감소했다.

온톨 CRM은 현재 개발 단계로, 재검사 안내와 외래 예약부터 사후관리까지 자동화한다. 건강검진 이후 사실상 방치되기 쉬운 환자 관리 영역(추적검사)까지 AI가 연결해 병원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테서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병원용 AI 솔루션 '온톨 포 클리닉'을 약 2주 만에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전산 시스템과 데이터 형식이 달라 새로운 AI를 도입하려면 통상 수개월이 걸린다. 테서는 서로 다른 데이터를 자체 표준으로 통합해 하나의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구축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이후 새로운 AI 기능도 별도의 시스템 개편 없이 즉시 적용할 수 있으며, EMR(전자의무기록),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등 기존 병원 시스템과도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덕분에 병원은 기존 전산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AI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제 사업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온톨 포 클리닉은 현재까지 22개 병원에 구축됐으며 이 가운데 14곳을 유료 고객으로 확보했다. 삼성창원병원을 비롯해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경희대학교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도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추가로 38개 의료기관과 도입을 협의 중이다.

분절된 의료데이터 하나로 잇는다

테서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미래는 개별 환자의 흩어진 의료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환자 중심의 AI 의료 플랫폼이다. 현재는 병원마다 건강검진 결과와 진료기록이 흩어져 있어, 환자가 다른 병원을 찾아갈 경우 의료진이 환자의 과거 치료 이력이나 복용 약물을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쓴다. 테서는 건강검진 결과와 진료기록, 상담 내용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해 환자가 병원을 옮기더라도 의료 데이터를 끊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병원과 환자가 단절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환자 중심 의료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건강검진부터 진료, 추적검사, 사후관리까지 끊김없이 이어지는 의료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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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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