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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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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수적이거나 중도 성향의 남성과는 데이트하지 않아요. 진보 성향의 남성만 만납니다." 소셜미디어 분야에서 일하는 30세 뉴요커 낸시 안테비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적 기준만이 그녀의 관심사는 아니다. 야망이 있고 안정된 직업을 가진, 유대인이며,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가족을 꾸리고자 하는 자신의 바람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상대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남자들은 아주 자주 실망을 안겨요." 그녀는 이렇게 토로한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최근 한 가지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내가 꿈꾸는 삶을 사는 데 꼭 남자가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안테비는 결코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2023년 기준 25~34세 여성의 41%, 남성의 50%가 미혼이었으며, 이 비율은 지난 50년 동안 두 배로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만의 일도 아니다. 2010년부터 2022년 사이 30개 OECD 회원국(대부분 부유한 국가들) 중 26개국
우익 포퓰리즘의 부상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학자적 기질을 가진 사람이 이 현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학계의 정치학 문헌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학자들이 상당히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데는 많은 독서가 필요하지 않다. 포퓰리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합의가 있지만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피상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는 포퓰리즘 세력과 맞서 싸우는 데 있어 불길한 징조이다. 가장 중요하게도 학계는 포퓰리즘이 지식인들에게 비판받을수록 더욱 강력해진다는 가장 당혹스러운 측면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 대부분은 메타게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여전히 똑같은 낡은 전략으로 똑같은 낡은 게임을 하고 있다. 학계의 논의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안타깝게도 포퓰리즘에 관해 글을 쓴 수많은 필자들이 초기에 포퓰리즘을 사회주의나 자유주의와 같은 정치 이념의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일요일 아침 도널드 트럼프와 마주한 자리에서, 악명 높게 예민한 성격의 미국 대통령을 향해 농담을 던질 만큼 편안해 보였다. "우리는 공통점이 참 많습니다. 저는 감옥에 있었고, 당신은 거의 갈 뻔했죠." 안와르는 자신이 9년 동안 수감됐던 이력과 트럼프가 지난해 34개 혐의로 재판 받은 일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안와르의 농담은 양국 정상 사이에 형성된 친근감을 반영한다. 이는 말레이시아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중 첫 아시아 방문을 맞아 극진한 환대를 베푼 결과였다. 트럼프의 이번 임기에는 미국과 이 지역 주요 교역국들 사이에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어 있다. 말레이시아 전투기는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접근할 때 호위 비행을 했고, 트럼프에게 태국-캄보디아 간 휴전협정 서명식에서 중심 무대에 서서 박수 받을 기회를 선사했다. 이 아첨은 효과가 있었다. 두 시간 만에 미국과 11개국 구성체인 아세안(ASEAN) 회원국
지난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에는 16개국에서 온 500여 대의 로봇이 참가해 방 청소, 빨래 개기, 축구, 킥복싱 등을 선보였다. 이 대회는 로봇을 실험실 밖으로 꺼내 중국이 로봇 공학 분야에서 이룬 비약적인 발전을 과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이 행사는 로봇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했다. 달리기 트랙과 축구장에서는 로봇 머리가 굴러다니고, 팔이 소켓에서 빠지거나, 로봇끼리 부딪혀 비틀거렸다. 화제가 된 한 영상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육상 트랙에서 인간 운영자를 넘어뜨렸다. 바이럴이 된 또 다른 영상에서는 권투 로봇이 링 안의 인간 심판에게 주먹을 날렸다. 이러한 돌발상황들은 중국의 휴머노이드 야망과 현실 사이의 커다란 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기계가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피지컬 AI'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희망에 힘입어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그 야망은 거대해지
베트남 하노이, 6월 20일. 벨벳 배경막이 드리워지고 청록색 LED 조명이 깜박이는 가운데, 새로운 국가 AI 연합의 출범을 알리는 거대한 현수막이 걸렸다. 베트남 유수의 IT 및 통신 기업 중 하나인 FPT 그룹의 쯔엉 자 빈 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독립과 자유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전시(戰時) 슬로건을 인용한 뒤, 이어서 인공지능을 베트남의 미래를 위한 생사를 건 투쟁이자 차세대 격전으로 규정했다. 그의 주위에는 최고 대학 총장들, 매끈한 태블릿을 든 장관들, 그리고 통로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자리했다. 모두가 예상하고 전 세계가 계속해서 던지는 질문이 현장에 감돌았다. "미국인가, 중국인가?" 베트남은 어느 AI 초강대국을 선택할 것인가? 하지만 빈 회장은 예상을 뒤엎었다. 빈 회장은 FPT가 언어 모델, 클라우드 인프라, 심지어 학습 데이터까지 포함하는 '핵심 기술 스택'을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모든 국내 파트너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파키스탄의 실질적 통치자로 불리는 아심 무니르 원수는 요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적어도 그의 측근들은 그렇게 말한다. 단정한 콧수염을 기른 이 육군 장교가 2022년 말 육군참모총장에 취임해 사실상 파키스탄의 권력을 장악했을 때, 핵보유국 파키스탄은 정치적 혼란에 더해 경제적으로 국가 부도 직전에 몰려 있었고, 국제 무대에서도 점점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파키스탄과 간헐적 동맹 관계를 이어온 미국은 2021년 8월 파키스탄의 인접국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한 뒤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지난 50년 동안 파키스탄의 가장 충실한 후원자이자 최근 10년간 핵심 경제 원조국이었던 중국 역시 서서히 불만의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파키스탄은 다시금 세계 외교의 장으로 복귀했다. 무니르 참모총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두 차례 회담을 가졌으며, 트럼프는 공개석상에서 그를 "내가 좋아하는 육군원수"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난 9월 백악관
정신과 의사 안드리 키셀료프 박사는 동료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병원을 찾은 두 여성이 "어쩐지 다른 모든 환자와는 달랐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 그 여성들은 전통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유형의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여성들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이탈리아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곧 키셀료프 박사는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다른 여성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임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료는 이 증상을 비공식적으로 '이탈리아 신드롬'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때는 20년 전 소비에트연방 붕괴 직후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동유럽 전역의 많은 여성이 노인 돌봄 수요가 팽창하던 이탈리아로 이주하던 시기였다. 이후 수십 년간 동유럽 전역의 의사들은 이 용어를 과학적 또는 의학적 진단명으로서가 아니라, 간병인의 심리적 고통을 설명하는 별명처럼 사용해왔다. 이제 이 용어는 간병인 고용주를 대표하는 단체들,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해외에서 노인이나 장
맨해튼 미드타운 270 파크애비뉴에 JP모건체이스의 거대한 새 본사 건물이 문을 열었다. 이 건물은 23만 제곱미터의 사무공간을 자랑하며 높이는 430미터에 달해 남쪽으로 1킬로미터 떨어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거의 맞먹는다. 시가총액 1조 달러(1400조 원)를 향해 가는 은행이 지은, 도시 한 블록 전체를 차지하는 이 건물은 흔들리지 않는 지배력을 과시하는 듯하다. 200년 넘게 뉴욕시는 무역, 은행, 자산관리의 거대 중심지이자 미국과 전 세계 자본시장으로 통하는 위풍당당한 관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높이 솟은 첨탑들 아래에서 도시는 그 위세를 잃어가고 있다. 한때 활발한 공장 지대였던 세계 여러 지역이 탈산업화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반면, 뉴욕은 '탈금융화'라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 금융산업과 고임금 일자리에 대한 뉴욕시의 장악력은 약화했으며 슈퍼리치(초고액 자산가)에게도 매력을 잃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지방세로 금융가들을 쥐어짜 재원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을 추구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테크 업계 내 AI 경쟁을 촉발한 기업 오픈AI는 이 여정에 기업 역사상 그 어떤 투자 프로젝트보다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할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 그 결과 오픈AI는 업계 거물들과 새롭고 이례적인 재정적 유대를 맺어오고 있다. "우리는 매우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감행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어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0월 초 벤처 캐피털 회사인 안드레센호로위츠와의 팟캐스트에서 말했다. "이런 규모로 투자를 하려면 업계 전체나 업계의 상당 부분이 우리를 지원해 줄 필요가 있어요." 챗GPT를 개발한 기업이 컴퓨팅 파워에 1조 달러(1400조 원) 이상을 지출할 수 있는 일련의 계약을 추진하면서 그 도박의 규모가 최근 몇 주간 분명해졌다. 이렇게 막대한 자본을 활용하기 위해 오픈AI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재정 자원을 끌어오는 거래를 성사시켰고, 이는 AI 업계 전반의 재정적 상호의존성 그물망을 더욱 복잡하게
경찰이 도착했을 때, 엘레나 티모페예바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트 모양의 얼굴에 깊은 눈매를 지닌 작은 체구의 이 갈색 머리 여인은 지난 8년간 이중의 삶을 살아왔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그녀는 시베리아에서 작은 전자기기 상점을 운영하던 지난 삶을 뒤로 하고, 이제는 햇살 가득한 스페인 해안을 택해 조용히 살아가는 평범한 43세 러시아 이주민으로 비쳤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티모페예바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그녀는 '드라코샤(작은 용)'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세계 최대 규모 랜섬웨어 조직의 핵심 간부였다. 수년 동안 개인과 기업의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복구해주는 대가로 금전을 갈취하는 범죄 조직에서 활동해 온 것이다. 2023년 6월, 티모페예바가 쌓아 올린 새 삶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날 아침, 경찰은 그녀의 사업 파트너인 바딤 시로틴을 체포했다. 티모페예바는 시로틴의 여동생에게서 연락을 받고 수사관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급히 텔레그램 비공개 메시지들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10월 희토류 수출 제한을 강화해 백악관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은, 세계 경제에 필수적인 희토류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력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것이다. 1990년대부터 중국은 자동차, 풍력 터빈, 전투기 및 기타 제품에 필요한 자석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에 대한 지배력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해 왔다. 중국 정부는 자국 주요 기업들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해외 희토류 자산 매입을 독려했으며, 외국 기업이 중국 내 희토류 광산을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결국 중국은 수백 개에 달했던 국내 관련 기업을 몇몇 거대 기업으로 통합하여 가격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했다. 몇 년 전 미국이 자국 내 희토류 산업의 부활을 꾀하려 했을 때, 중국은 시장에 공급 물량을 쏟아부어 서방 생산업체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중국의 생산량 급증으로 인한 저가 공세로 서방 희토류 기
7년 전,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막 시작되었을 때, 중국 과학기술부는 이례적인 행동을 취했다. 평소에는 중국의 성과를 치켜세우는 기사만 싣던 과학기술부 기관지가 이번엔 다른 내용을 담았다. 석 달 동안 35편의 기사를 연재하며 중국의 '약점'을 낱낱이 공개한 것이다. 각 기사에서는 중국 경제에 핵심적인 기술이지만 자국에서 생산할 수 없어 외국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공급망) 취약점'들을 집중 분석했다. 이 연재의 제목은 "무엇이 우리의 취약점인가?"였다. 자화자찬이 일상인 관영 매체에서 보기 드문 자기비판이었다. 동시에 이는 당시 베이징 바깥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전환점을 의미했다. 중국은 무역전쟁이 단순한 관세전쟁이 아니라 '(공급망) 취약성'의 전쟁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자국의 약점을 체계적으로 목록화한 뒤, 미국의 약점 파악에 나섰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선견지명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30일 한국에서 시진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