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도가 전방위적인 실리 외교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이후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인도는 이란 당국과의 신속한 협상을 통해 자국 국적 유조선들이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이끌어냈습니다. 냉전 시대부터 인도는 철저한 비동맹 노선을 견지해 왔습니다. 당시 미·소 양극 체제 편입을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후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 질서가 확립되면서 인도의 입장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신냉전'으로 불리는 지정학적 경쟁 구도의 재편과 함께 인도의 '전략적 자율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의 인도는 과거와 다릅니다. 이미 중국을 넘어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부상했으며, 경제 성장률은 중국을 추월한 지 오래입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미국의 '탈중국' 기조가 맞물리며 인도는 최적의 대안 생산 기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 등 첨단 전자제품의 핵심 생산 라인이 인도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입니다. 한국은 인도보다 훨씬 부유한 나라이지만 인도의 '전략적 자율성'을 무작정 따라할 수는 없습니다. 인도의 외교 노선은 세계 1위 인구로 뒷받침되는 내수 시장과 높은 경제 성장률로 뒷받침됩니다. 인구 5000만 명 규모인 한국은 내수 시장만으로는 충분한 부를 형성할 수 없어 국가 부의 절대다수를 대외 무역에 의존합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대외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낳습니다. 반면 인도의 경우, 미국이 50%의 관세를 부과했을 때에도 내수 시장 덕분에 장기 성장 전망에 영향을 못 미치리라는 S&P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인도의 행보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미국이 더 이상 과거처럼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캐나다, 호주, 유럽연합(EU) 등 가치를 공유하는 중견국들과 '자유무역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통상 국가인 한국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나아가 한국과 인도의 협력 잠재력은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 있습니다. 한국의 첨단 제조업과 테크 산업에 있어 인도는 이미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향후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특히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며 자립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양국 간 기술 및 자본 협력의 여지는 무궁무진합니다.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을 치밀하게 따져보아야 할 때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25년 2월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인도는 20년 넘게 미국의 구애에 부응하여 원자력 에너지부터 기술, 국방에 이르는 분야에서 미국 정부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미국으로 중심축을 옮겨왔다.
그러나 이제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협정의 세부사항을 마무리하려 하면서도 위험 분산을 모색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관련 벼랑 끝 전술과 인도의 역내 경쟁국인 파키스탄과 그 군부 지도자 아심 무니르와의 우호적인 관계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이에 대한 인도의 대응은 일본, 브라질, 캐나다를 포함한 '중견국'들 및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급속히 심화하는 것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인 인도는 지난 1월 유럽연합과 오랫동안 염원해온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모디 총리는 "세계 질서가 심대한 격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유럽연합과의 협정이 "국제체제의 안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뉴델리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를 "역대 최대 규모의 협정"이라고 칭송했다.
현실은 이 협정이 대체로 트럼프가 인도와 유럽연합 양측에 가한 압력에 대한 반응이었다는 점이다.
유럽연합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인수하려는 미국의 위협과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대한 트럼프의 흔들리는 지지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인도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대부분 동안 백악관과 지저분하고 공개적인 대결을 견뎌왔으며, 인도의 수출업체들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줄이도록 압박하기 위해 2025년 8월 말 부과한 50% 관세에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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