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간 지분 단계적 매각해 토종IB 만든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내놨다. 산업은행과대우증권(26,450원 ▲150 +0.57%)을 한 데 묶어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고 매각 대금으로 공적 금융기능을 담당할 펀드(KIF)를 설립하겠다는 게 골자다.
목표는 토종 투자은행(IB) 육성과 정책 금융 분리다. 세계무역기구(WTO), 한미 자유무역헙정(FTA) 시대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국책금융기관의 직접 지원' 문제도 고려됐다.
당초 정부는 대우증권만 매각하거나 산은에서 IB 기능만 떼어내 대우증권과 합쳐 매각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인수위의 생각은 달랐다. 무엇보다 한데 묶어 지주회사 체제를 만든 뒤 매각하는 방식이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인수위는 이를위해 3단계 그림을 그렸다. 우선 법률 정비 등 손질할 게 적잖다. 산은의 상업적 부분(IB)과 공적 기능을 나눠야 한다. 산은법 개정은 물론 KIF를 설립할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
매각에 앞서 산은과 대우증권을 합쳐 지주회사를 만들어야하는 만큼 이를 위한 법 개정도 필수적이다. 인수위는 이르면 3월부터 이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2단계는 지분 49% 매각 단계. 산은과 대우증권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 지분 49%를 매각한다는 그림이다. 여기서 나온 매각 대금으로 KIF가 설립된다. 대략 2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산업은행 매각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곽승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은 "산업은행의 현 자본규모가 18조원이고,우리금융이 액면가의 4배 가량에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은행 지분의 단계적 매각을 통해 최소 60조원 이상의 자금이 조달되고, 이 가운데 20조원을 KIF로 돌려 중소기업 지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F의 주요 임무는 중소기업 지원 등 공적 기능. 세계무역기구(WTO)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에서 문제가 될 산업 정책 금융 시비도 피할 수 있다. 예컨대 KIF가 민간은행과 함께 별도의 지원 펀드를 만들어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무리는 토종 IB의 출범이다. 지주회사의 나머지 51% 지분을 매각하면 IB는 완전 민영화된다. KIF는 정책 은행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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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멋지다. 그런데 이를 추진할 정부나 시장이 이에 호응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정부와의 시각차가 여전하다.
인수위와 재경부 모두 "결국 토종 IB 1개와 정책 은행 1개로 분리되는 것으로 그 과정의 방법론만 다를 뿐"이라지만 '결론'보다 '방법론 차이'에 방점이 더 찍힌다.
실제 "인수위안으로 추진키로 했다"(곽승준 인수위원)와 "정부안과 인수위안중 높은 가격을 받는 쪽으로 결정하게 될 것"(재경부 관계자)이란 말 사이에 간극도 크다.
게다가 산은 민영화의 핵심 고리인 금산 분리를 놓고도 차이가 존재한다. 일단 연기금 펀드에 은행 소유의 문을 여는 선에서 '합의'를 했지만 중소기업 컨소시엄의 참여를 바라는 인수위의 욕심에는 못 미친다. 금산분리 접근법에 차이가 있는 만큼 민영화 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이 보유중인한국전력(28,300원 ▼350 -1.22%)등 공기업 지분 문제도 껄끄러운 부분이다. 인수위는 민간쪽 지분은 IB로, 공기업 지분은 정책 금융쪽으로 나누면 된다지만 현실에선 그대로 적용될 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