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MT문고]-'위험 예찬'

위험은 피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상에서나, 투자에서나 위험 가능성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안전한 길을 두고 위험을 무릅쓰는 이들은 흔히 '정신나간 사람'이 되기 쉽다. 잘 아는 돌다리라도 두들겨 봐야 하는 이유 역시 위험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안 뒤푸르망텔은 '위험 예찬'이라는 책을 통해 위험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파격적 주장을 던진다. 위험이 0(제로)인 상태를 뜻하는 '제로 리스크'는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인간은 위험을 감수할 때에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같은 주장은 위험에 맞서 싸울 때 비로소 한 차원 성장할 수 있다는 저자의 철학이 묻어 있다. 안정적인 방법은 불확실성을 쳐내지만 동시에 가능성도 함께 쳐낸다. 위험 감수를 통해 얻는 '카이로스'(그리스어로 결정적 시간)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가져다 준다.
가장 큰 위험은 사랑이다.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동시에 나에게 슬픔과 고독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위험으로 뛰어들면 진정한 욕망을 발견하고 무기력했던 삶을 벗어던질 수 있다. 사랑이라는 위험이 삶에 생동성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저자는 반복해서 거칠지만 섬세한 어조로 위험을 환대하라고 권한다. 그에게 있어 위험의 회피는 죄악이다. 생각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지금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계기가 되어 준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제를 내세우지만, 하나로 엮여 있다기보다는 이곳저곳에서 다른 이야기들이 튀어나와 혼란스럽다. 프랑스 철학 특유의 자유와 교조적 태도가 병존하는 특성도 눈에 띈다. 위험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경멸하는 듯한 태도는 반론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저자는 정신분석가로 활동하며 자신의 연구 결과와 철학적 사유를 담은 책을 쓴다. '환대에 대하여'와 '모성의 야만성', '온화의 힘' 등 다양한 저서를 통해 자신의 사상을 전한다.
◇위험 예찬, 사람in, 2만 4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