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人사이드]⑥김명인 세계문자박물관장

세계문자박물관은 전국 박물관 900여곳 중에서 가장 젊은 박물관이다. 2023년 문을 연 뒤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는 인기 박물관이 되기까지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외국인 관람객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국내 주요 박물관 중 유일하게 9개 언어를 지원한다.
김명인 문자박물관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프랑스 샹폴리옹 세계문자박물관, 중국문자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문자 전문 박물관으로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많다"며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에서 문자박물관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관장은 " 문화에서 가장 역할이 큰 것은 문자"라면서 "다른 박물관은 아웃바운드(수출)가 목표지만, 우리는 인바운드(수입) 전문 박물관"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해외 문자의 '수입'이 장기적으로 우리 문화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이 문화 선도국으로서 '키'를 잡고 세계 문화를 적극 수용할 때 국격이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리스나 불가리아 대사가 직접 문자박물관을 찾아 '우리 문자를 소개해 달라'고 말할 정도"라며 "우리가 그들을 알려 줄 때 그들 역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며 또 다른 한국 홍보가 된다"고 했다.

김 관장의 목표 역시 문자박물관이 단순한 전시 시설을 넘어 국제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는 일이다. 세계 최고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나 영국 더럼 대학교처럼 강력한 연구 기능을 갖추고 '세계 문자 저장소'가 되겠다는 의미다. 인터넷 공용어인 알파벳 때문에 사라지는 문자나, 중국의 압박으로 사라진 소수민족의 문자 등 다양한 소멸 문자를 우리가 보호할 수도 있다.
김 관장의 과제도 매우 많다. 그는 "세계문자연구소도 만들고 싶고, 아카이브(기록 보관소)도 필요하고, 학술지도 창간해야 하고, 박물관 대중화도 해야 하고…"라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생각하면 '세계 시민'을 이끄는 국가로서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고 웃었다.
김 관장은 특히 K박물관이 '세계의 박물관 중 문자 플랫폼, 보호 기관 역할'에 적임자라고 자부했다. AI(인공지능)의 활용 증가로 인한 디지털화 움직임에 가장 부합하는 문자가 '한글'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글은 굉장히 편리하고 빠르게 디지털 입력이 가능해 (다른 문화에)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모든 문자가 통일되는 '알파벳 유니버스'에서 가장 훌륭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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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관장은 더 많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개관 초기부터 예산이 줄다 보니 전시의 질을 유지하는 데만도 어려움이 있다"며 "국제 무대에서의 역할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문화 선도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