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폐배터리 시장 '시선집중'…UNIST 혁신기술 2종 출격

반도체·폐배터리 시장 '시선집중'…UNIST 혁신기술 2종 출격

고석용 기자
2026.10.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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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 : 울산과학기술원(UNIST)]

'꿈의 소재' 잉크처럼 발랐더니…6G·우주통신서 쓸 반도체 '뚝딱'

김명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2차원 물질로 반도체 소자 만드는 용액공정 기술 개발

고성능 'RF스위치' 제작…국방 분야 등 사업화 가능성

UNIST 김명수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사진=류준영
UNIST 김명수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사진=류준영

그래핀이나 이황화몰리브덴(MoS₂)처럼 원자 몇 개 두께의 얇은층으로 이뤄진 '2차원 물질'들은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의 미세화 한계를 돌파할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국내외 연구실·기업이 앞다퉈 연구하고 있지만 상용화된 사례는 드물다. 소재를 큰 사이즈로 합성하고 붙이는 등 다루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명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은 이 문제를 '잉크' 방식으로 풀었다. 2차원 물질을 잉크로 만들어 기판에 바르는 '용액공정'으로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방식이다. 김 교수팀은 이 기술로 초고주파 대역에서 작동하는 RF스위치를 만들었다. 6G(6세대 이동통신)나 위성통신 등 고주파 환경에서 사용하는 통신용 칩이다.

오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참가신청 : https://url.kr/kpy365)에서 김 교수 연구팀은 이 기술을 공개한다. 용액공정의 의미와 이 기술로 만든 RF스위치의 6G·위성통신·레이더·방산 등 국가전략산업에서의 활용 가치를 설명할 계획이다.

2차원 물질로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방법은 주로 두 가지다. 첫째는 2차원 물질을 한 겹씩 떼어내는 박리(Exfoliation) 방식이다. 품질은 뛰어나지만 떼어낸 조각 크기가 너무 작아 웨이퍼에 정밀하게 배치하기 어렵다. 둘째는 웨이퍼 위에 화학기상증착법 등으로 물질을 합성하고 다른 기판으로 옮기는 전사(Transfer) 방식이다. 이 역시 물질을 합성하고 옮기는 것, 옮긴 막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 모두가 허들이다.

김 교수팀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물질을 용액에 풀어 잉크로 만든 뒤 기판에 코팅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작은 조각들이 얼기설기 겹치면서 표면을 빈틈없이 덮는다"며 "하나씩 떼어 붙일 필요도, 크게 키울 필요도 없이 잉크를 바르는 것만으로 원하는 소자의 특성을 뽑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RF스위치를 제작했다. 스마트폰, 위성, 레이더, 기지국 등에서 안테나로 주고받는 고주파 신호의 경로를 연결하거나 끊어주는 부품이다. 잉크로 만든 이황화몰리브덴 막을 금속 전극 사이에 넣고 전압을 걸면 구리 전극에서 나온 구리 이온이 전기가 통하는 통로를 만들며 스위치가 켜진다. 한 번 생긴 통로는 전원을 꺼도 유지되는 '비휘발성'이어서 대기전력이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RF스위치는 초고속 통신에 쓰이는 67GHz 초고주파 기준 입력 신호의 약 98%를 통과시키는 성능을 보였다. 2000회 이상 반복 작동해도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등 기존 박리 방식(약 100회)보다 높은 내구성도 보였다.

개발한 RF 스위치의 수요처로는 방산·우주 분야를 꼽았다. 김 교수는 "매우 낮거나 높은 온도에서도 잘 동작해 우주 같은 극한 환경에서 가능성이 있다"며 "국방용 등급 부품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이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면 국내 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2차원 물질 자체를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이번 연구의 의미"라며 "더 쉽고 빠르게, 성능도 안정적으로 반도체 소자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준 RF스위치는 성능, 비용, 넓은 주파수 대역에서의 동작, 전력 절감 등 여러 장점을 갖췄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교수는 용액공정 기술로 당장 2차원 물질이 실리콘을 대체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새로운 물질과 접근법으로 보완해보자는 점에서 봐야한다"며 "기술을 조금 더 고도화시키면 산업계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폐배터리서 원하는 금속만 쏙쏙…폐수처리·비용 부담 줄인 신기술

김귀용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화학물질 대신 전기증착으로 원하는 금속만 추출하는 기술 개발

"추출물 순도 99.9%·회수율 95%…폐수처리·비용 부담 줄여"

UNIST 김귀용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사진=류준영
UNIST 김귀용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 /사진=류준영

폐배터리는 니켈·코발트 같은 유가금속(Valuable Metals)이 다량 들어 있어 '도시광산'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를 추출하기 위해선 강력한 화학물질들이 필요하다. 여러 금속이 한데 뒤섞여 있어 원하는 물질을 추출하기 위한 정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결과 금속을 얻는 대신 다량의 화학물질이 포함된 폐수가 발생한다.

김귀용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팀은 이 과정에서 폐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추출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쓰는 대신 전기를 흘려보내 니켈과 코발트를 차례로 골라내는 전기 회수기술이다. 추출물의 순도는 99.9% 이상으로 회수율도 95%에 달한다.

오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참가신청 : https://url.kr/kpy365)에서 김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폐배터리 니켈·코발트 분리·회수기술을 공개한다. 기업이 활용할 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의 효과, 비용절감 효과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통상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려면 먼저 배터리를 해체·분쇄해 '블랙파우더'로 변환시키하고 강한 산성용액으로 녹여내는 작업을 한다. 이후 블랙파우더가 녹은 산성용액에 화학물질(유기용매)을 넣어 원하는 금속을 순차적으로 골라내는 '용매추출'을 진행한다.

김 교수팀의 기술은 이 용매추출을 건너뛴다. 김 교수는 "용매추출 대신 금속이 뒤섞인 용액에 전기를 흘려보내(전기증착) 원하는 금속을 추출한다"고 말했다. 금속마다 고체로 변하는 전압이 다른 점을 활용해 전압조절로 특정 금속만 골라내는 방식이다.

김 교수팀이 전기증착 방식을 최초로 개발한 건 아니다. 다만 니켈과 코발트가 반응하는 전압이 유사해 추출이 쉽지 않았다. 김 교수팀은 니켈과 코발트의 이온성질을 다르게 만드는 '공융용매(DES)'를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김 교수는 "금속의 이온성질 변화를 금속 회수에 응용해본 것이 이번 기술의 의의"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용매추출을 생략하면서 폐수처리 부담은 물론 공정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증착을 위해 액체화된 블랙파우더의 온도를 높여야하고 전기를 추가로 써야하지만 절감 비용에 비하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공융용매도 수차례 재활용이 가능해 추가 폐수 발생량은 미미하다. 김 교수는 반응기 개선과 용매 재사용 횟수 확대로 이 부분을 더욱 개선할 계획이다.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규모는 넘어야 할 산이다. 국내에서 폐차되는 전기차들이 공정·인력·폐수처리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어서다. 다만 회수 비용을 낮추는 기술이 확산되면 폐배터리를 해외로 보내지 않고 국내에서 처리할 유인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이 이 기술의 1차 수요처로 봤다. 이론상 기술 활용처는 더 넓다. 김 교수는 "니켈·코발트가 섞인 폐수를 배출하는 기업이나 니켈 광석·정광을 제련하는 기업에도 같은 원리로 금속 회수가 가능하다"며 "금속 제련, 폐수처리 등 분야도 기술 수요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프리미어 딥테크 페스타(기술이전·사업화)' 참가신청>

-일시: 2026년 10월 29일(목) 오후 1시

-장소: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 PLUS STAGE

-참가 대상: 기술이전·공동연구·신사업을 검토하는 기업, 출연연 패밀리기업, 투자사

-참가비: 무료 (사전 등록 필수)

-주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AIST, GIST, DGIST, UNIST,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

-후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

-신청: https://url.kr/kpy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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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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