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AI만으론 부족"…산업 난제 100건 푼 LG의 답은 '전문가 AI'

"좋은 AI만으론 부족"…산업 난제 100건 푼 LG의 답은 '전문가 AI'

김아영 기자
2026.09.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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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만개 후보 하루 만에 분석…탈모 개선 물질 '람시딜' 찾아내
AI가 실험 설계·불량 예측…제조 현장 리드타임 약 85% 단축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 2026 기조연설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LG AI연구원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 2026 기조연설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LG AI연구원

"좋은 AI(인공지능) 모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산업 현장에서 풀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AI연구원의 과제입니다."

임우형 LG(113,200원 ▲700 +0.62%)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6'에서 LG가 추진하는 이같은 '전문가 AI'의 방향을 밝혔다.

LG AI연구원은 범용 AI를 넘어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전문가 AI를 앞세워 과학·제조 분야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별 전문 지식과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 연구에 반영해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2020년 설립 이후 산업 난제 100건 이상을 해결했다. 앞으로도 AI가 문제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술로 진화하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성과는 신소재 개발이다. LG AI연구원은 LG생활건강(299,000원 ▲8,000 +2.75%)과 신소재 발굴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해 42만개가 넘는 후보 물질을 하루 만에 분석했고 탈모 개선 효과가 있는 물질 '람시딜'을 찾았다. 통상 22개월 걸리는 화장품 소재 개발 기간을 급격히 단축한 셈이다. LG생활건강은 현재 람시딜의 제품화를 준비 중이다.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 2026'에서 LG AI연구원 리더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 AI연구원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LG AI 토크 콘서트 2026'에서 LG AI연구원 리더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 AI연구원

전문가 AI의 역할은 후보 물질 탐색에서 실제 실험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이날 소재 특화 AI와 로봇을 결합한 'AI 자율 실험실'을 처음 공개했다. AI가 실험 조건을 정하면 로봇팔과 자동화 장비가 이를 수행하고 AI가 결과를 학습해 후속 실험을 설계한다. 박재섭 LG화학(268,000원 ▼5,000 -1.83%) R&D(연구개발) AX(AI전환)추진팀장은 "로봇은 연구원의 손과 비슷하고 화학 소재 특화 AI와 데이터 체계가 머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할 분담을 통해 반복 작업은 AI와 로봇에 맡기고 연구진은 새로운 가설 수립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AI의 판단 범위는 제조 공정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엑사원 태뷸러'는 소량의 공정 데이터만으로 품질과 불량 가능성을 예측한다. LG이노텍(514,000원 ▼29,000 -5.34%)은 제조 현장에서 기존 모델 재학습에 최소 14일, 약 300시간 이상의 생산 공정 데이터가 필요했다. 하지만 엑사원 태뷸러를 통해 변화된 조건을 최대 50시간안에 반영할 수 있었다. 유정선 LG이노텍 담당은 "모델에 대응하는 리드타임(소요시간)을 약 85% 줄였다"고 소개했다. '엑사원 옴니 인스펙트'의 경우 제품이나 공정이 달라져도 별도 재학습 없이 검사를 이어갈 수 있다. AI를 다시 학습시키는 부담을 줄인 것이다.

LG AI연구원의 대표적인 난제 해결 사례로는 배터리 수명·용량 예측과 불량 제품 선별,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등이 꼽힌다. LG AI연구원은 글로벌 최상위 AI 학회에서 논문 368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 1080건을 출원했다.

임 원장은 "LG는 지난 6년 동안 AI가 산업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왔고 이제 그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단계를 준비 중"이라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개별 로봇의 자동화를 넘어 공장 전체가 하나의 지능으로 움직이는 자율형 공장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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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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