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점유율 41.7%…삼성·LG 합산의 약 3배
스마트싱스·씽큐온으로 가전 연결성 강화

중국 가전 기업들이 해외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제품 고급화에 나서면서 삼성전자(259,000원 ▲6,500 +2.57%)와 LG전자(201,500원 ▲3,600 +1.82%)가 AI(인공지능)와 가전 연결성을 차별화 카드로 꺼내 들었다. 양사는 단순 하드웨어 사양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전 생태계로 중국 기업과의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은 최근 태국에 연간 140만대 규모의 고급형 풍냉식 냉장고 공장을 완공하고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올 초 가동한 연 30만 대 규모의 냉동고 라인 역시 최대치로 가동 중이다. 글로벌 수요 증가에 맞춰 해외 현지 생산능력을 대폭 키우는 모습이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물량으로 한국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냉장고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41.7%에 달했다. 삼성전자(8.0%)와 LG전자(6.7%)를 합친 점유율(14.7%)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경쟁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가격과 물량을 앞세웠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수준을 높여 중고급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중국 대표 가전업체 하이얼은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와인 종류에 따라 온도를 자동 조절하는 와인냉장고와 식재료를 인식해 레시피를 제안하는 AI 냉장고 등을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 범위가 중고급 제품까지 넓어지면서 삼성·LG도 제품 자체의 성능을 넘어 사용 경험을 차별화하는데 나섰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냉장고와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결합해 냉장고를 AI 홈의 핵심 허브로 내세웠다. 2026년형 신제품에는 구글 제미나이 기반의 'AI 비전'을 탑재해 내부 식재료를 스스로 인식하고 관리하는 수준을 한층 높였다. 보관 중인 재료에 맞춰 레시피를 추천하고 이를 연동된 조리기기로 전달하는 스마트한 기능도 제공한다.
LG전자 역시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제품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AI 기능을 강화했다. 'AI 신선케어'는 냉장고 문 개폐 횟수와 사용 시간을 분석해 식사 준비 전 집중 냉각을 수행하고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는 'AI 세이빙 모드'로 컴프레서 가동을 최적화한다. 아울러 AI 홈 허브 '씽큐 온(ThinQ ON)'으로 다른 가전과의 연동성을 넓히는 한편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에는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AI 음성인식을 적용했다.
양사가 AI와 연결성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 기업들이 중·고급형 제품의 성능을 올리고 해외 생산까지 늘리면서 단순한 프리미엄 하드웨어 사양이나 디자인만으로는 격차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냉장 성능처럼 중국이 빠른 시간에 추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요소 대신 구매 이후에도 기능이 지속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와 가전간 생태계 연결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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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넘어 품질 향상과 해외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과의 경쟁 영역이 급격히 넓어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로서는 고가 제품 출시를 넘어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AI와 가전 연결성 중심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