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증세인 항공화물이 항공사 실적 반등을 이끌 전망이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장비 등 고단가 화물이 늘면서 운임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유가 변동에 흔들린 여객 부문과 달리 화물은 이익 방어 역할까지 하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와 홍콩 TAC인덱스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지난 14일 2444를 기록했다. 올해 저점이던 3월2일(2007)보다 21.8% 높은 수준이다. 지난 4월 올해 최고치인 2772까지 오른 뒤 6월 2760을 기록했고 이후 소폭 내렸다.
항공화물량도 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공항의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38만8558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했다. 올해 1~8월 누적 물량은 298만3499톤으로 6.4% 늘었다. 아시아와 미주를 잇는 노선에서 인천이 지리적으로 환적 허브 역할을 하는데다 한국발 수출 화물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화물사업 호조는 대한항공(29,400원 ▲350 +1.2%) 전체 실적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화물매출을 1조511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6% 늘어난 규모로 여객매출 증가율(23.5%)을 웃돈다. 같은 기간 화물운임은 톤·km당 685원으로 38.9%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6.6%에서 29.5%로 높아진다. 이에 힘입어 별도 영업이익도 49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2%, 직전 분기보다 89.7%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하나증권은 4분기에도 화물매출이 29.4% 증가한 1조5960억원, 연간으로는 30.2% 늘어난 5조7400억원을 기록하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의 중심은 미주행 수출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발 미주행 항공화물 수출량(중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반도체 장비 수출이 급증했고 화장품과 자동차부품, 신선식품 물동량도 증가했다. 대한항공 화물 노선 매출의 52%가 미주에서 나온다. 화주와의 장기계약 비중이 커지면서 운임 협상에서도 항공사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물은 유가 변동기에 실적을 지키는 효과도 있다. 여객은 1~3개월 전에 항공권을 판매해 유가 변동이 크면 매출과 연료비 사이에 시차가 생긴다. 반면 화물은 예약과 매출 사이 간격이 짧고 장기계약에도 유류할증료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고가 화물 수요가 몰리면서 고운임이 유지되고 있다"며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견조한 화물 실적이 전체 수익성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