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숲에서 최남단 섬까지…가을 제주를 걷고 맛보는 여행

오래된 숲에서 최남단 섬까지…가을 제주를 걷고 맛보는 여행

홍보경 기자
2026.10.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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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림·카페 글렌코·함덕해수욕장에서부터 송악산 둘레길·마라도로 이어지는 여정

가을 제주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오래된 숲길을 걷고, 탁 트인 해변에서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다. 계절의 색을 입은 정원에서 차 한 잔을 즐기고, 제주의 신선한 해산물로 차린 한 상을 맛보는 즐거움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서 추천한 동쪽의 비자림과 함덕에서 서남쪽 송악산과 마라도까지, 숲과 정원, 바다와 섬을 따라 가을 제주를 천천히 만나보자.

비자림에서 시작하는 느린 산책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은 오래된 나무 사이를 걸으며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500~800년생 비자나무가 자생하는 숲에는 굵은 줄기와 넓게 뻗은 가지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단풍나무와 후박나무 등 다양한 수종도 어우러져 한층 풍성한 숲의 풍경을 보여준다.

산책로는 A코스와 B코스로 나뉜다. 약 2.2㎞의 A코스는 비교적 평탄해 40분~1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다. B코스에는 거친 돌길이 포함돼 있어 체력과 보행 여건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좋다. 숲 안쪽의 새천년 비자나무와 연리목도 놓치지 말자. 중간중간 사진을 찍거나 잠시 쉬어가며 숲의 고요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카페 글렌코 전경.
카페 글렌코 전경.

카페 글렌코에서 만나는 가을 정원

숲 산책을 마쳤다면 같은 구좌읍 송당리의 카페 글렌코로 향해보자. 스코틀랜드 글렌코 지역의 초원에서 영감을 얻은 이곳은 넓은 정원과 야외 공간이 특징이다. 계절에 따라 수국과 메밀, 유채꽃, 핑크뮬리 등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정원을 거닐다 차 한 잔과 함께 쉬어가는 시간도 즐겁다. 제주 유기농 말차를 활용한 라떼나 보리 미숫가루 스무디에 소금빵, 크루아상 등 베이커리를 곁들일 수 있다. 비자림에서 울창한 숲을 만났다면 이곳에서는 탁 트인 정원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백가네제주한상
백가네제주한상

함덕의 바다와 한 상에 담긴 제주

동쪽 여행의 다음 목적지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해변 옆 서우봉이 어우러진 제주의 대표적인 해변이다. 바닷가를 따라 산책하거나 서우봉에 올라 해안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바다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식사는 해수욕장 인근 백가네제주한상에서 즐겨보자. 갈치 요리를 중심으로 제주식 한 상을 선보이는 곳으로, 통갈치조림과 통갈치구이 등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돔베고기, 전복구이, 해물뚝배기, 영양솥밥 또는 전복죽까지 9가지 구성으로 차려진 '통갈치구이조림 세트'가 인기다. 전면 통유리 너머로 함덕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숲과 정원을 걷고 해변에서 쉬어간 뒤 제주 생선 요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일정이다. 이동 동선에 식사까지 포함하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여행지마다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송악산 둘레길의 풍경
송악산 둘레길의 풍경

송악산 둘레길에서 만나는 탁 트인 풍경

서남쪽 여행은 동쪽과 다른 날로 나누는 편이 좋다. 구좌·조천에서 대정읍까지 이동 거리가 있는 만큼 일정을 분리하면 보다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은 바다를 따라 걷는 둘레길이 매력적인 곳이다. 길을 따라 산방산과 형제섬,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자림이 나무 사이를 거닐며 자연을 가까이 느끼는 곳이라면, 송악산은 드넓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제주의 풍광을 만나는 장소다.

둘레길 곳곳의 전망 지점에서 잠시 멈춰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좋다. 정해진 코스를 서둘러 걷기보다 바람과 파도 소리를 즐기며 천천히 걸어보자. 해안 산책을 마친 뒤에는 인근 여객선 선착장에서 마라도로 여정을 이어갈 수도 있다.

마라도 전경./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마라도 전경./사진제공=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마라도에서 만나는 또다른 제주

대한민국 최남단 섬 마라도는 제주 본섬과 또 다른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넓게 펼쳐진 초지와 해안 절벽, 마을과 등대가 어우러져 있으며, 가을이면 억새가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섬을 둘러보는 데는 보통 1~2시간 정도가 걸린다. 마라도등대와 최남단비를 찾아 걷고, 마을의 짜장면집에서 식사를 즐기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다만 기상 상황에 따라 여객선 운항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항 여부와 귀항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비자림과 카페 글렌코, 함덕에서는 숲과 정원, 해변의 여유를 즐기고, 송악산과 마라도에서는 탁 트인 해안과 섬의 풍경을 만나보자. 동쪽과 서남쪽을 나눠 천천히 둘러보면 제주의 다양한 매력을 한층 깊이 느낄 수 있다. 오래된 숲에서 시작해 최남단 섬에 닿는 여정, 가을 제주는 장소마다 다른 풍경과 맛을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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