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본시장에서 세가지 변화가 진행중이다. 첫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11일 '주문보호규칙(Rule 611)' 폐지를 제안했다. 2005년 도입된 이 규칙은 다른 거래소에 더 좋은 가격이 있는데도 불리한 가격에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거래소가 늘고 대체거래소와 장외체결업자가 성장했으며, 100만분의 1초 단위로 경쟁하는 환경을 고려해 '최우선호가'를 기계적으로 보호하는 것에서 벗어나 체결가능성, 속도와 시장충격 등 집행의 질을 종합적으로 보기 위함이다.
둘째, 24시간 거래를 위한 시장개편이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는 12월부터 하루 23시간 거래를 시작한다. 다만 24시간 시장이 곧 더 좋은 시장은 아니다. 야간에 유동성이 부족해 스프레드가 넓어져 시장충격이 커질 수 있다. 거래할 자유는 늘지만 좋은 가격에 거래할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셋째, 주식의 토큰화이다. 블록체인 실증에서 나아가 장기적으로 주식 자체를 온체인에서 발행·거래하는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 세 가지 변화는 다른 현상 같지만 방향은 같다. 기존 규칙과 시간, 시장 경계를 허물고 '상시 개방형 시장'으로 가는 것이다. 동시에 시장분절, 가격발견, 최선집행, 유동성, 투자자 보호라는 새 과제도 제기한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넥스트레이드(NXT)의 출범으로 오랜 단일 거래소체제가 바뀌었다. 증권사는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KRX와 NXT중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을 판단해 주문을 집행해야 한다. 거래시간도 확대되고, 주식 결제주기를 T+1로 단축하는 작업도 추진중이다. 올해 1월 토큰증권 법제화로 발행·유통·결제 인프라 설계가 한창이다. 한국 자본시장도 단일시장에서 복수시장으로, 제한된 거래시간에서 장시간 거래로, T+2에서 T+1로, 전통적 증권에서 토큰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혁신을 하나의 시장구조 안에서 얼마나 정합적으로 연결하느냐이다. 거래시간을 늘렸는데 유동성이 부족하고, 시장을 확대했는데 유동성이 분산되며, 결제시간을 단축하면서 외국인의 거래확인과 외환조달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토큰화를 도입했는데 청산·결제 시스템과 충돌한다면 오히려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원칙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시장간 경쟁보다 시장 전체의 가격발견기능을 우선하고, 빠른 시장보다 안정적인 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 T+1도 외국인의 거래확인, 외환조달·결제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투자자보호는 더욱 중요해진다. 거래시간이 길어지고 거래장소가 많아지며 전통시장과 토큰화시장의 경계가 낮아질수록 투자자의 정보비용은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부터 3주간 민·관이 합동으로개최하는 'Korea Premium Weeks 2026'에서 결제단축과 토큰증권 등 미래 자본시장과제가 논의되는 것은 코리아 프리미엄의 범위가 시장구조의 경쟁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다. 빠르되 안정적이고, 개방적이되 공정하며, 경쟁적이되 분절되지 않고, 혁신적이되 투자자를 보호하는 시장, 코리아 프리미엄의 다음 단계는 바로 '시장 인프라 프리미엄'을 만드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