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비가 최대 2배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개프니클라인이 알래스카 주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초기 타당성 검토단계로 실제 소요 비용과의 오차범위가 -50%에서 +100%에 달할 수 있다. 21일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는 "지금 한미가 일종의 격동기를 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미투자 합의 이행을 서두르라는 뜻으로 읽힌다.
알래스카 LNG의 사업 주관사인 글렌파른그룹은 연간 생산능력 2000만톤 규모인 이 프로젝트에 445억~545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0만톤당 약 22억~27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에서 승인된 멕시코만 연안 LNG 프로젝트는 100만톤당 평균 10억달러 이하로 지어지고 있다. 알래스카는 이미 그 두 배가 넘는데, 사업비가 100% 늘면 4배를 넘기게 된다.
프로젝트의 핵심 쟁점은 지리적 여건이다. 알래스카 LNG는 프로젝트 비용의 84%가 알래스카 북부 프루도베이에서 남부 니키스키를 잇는 연장 1300㎞의 가스관과 액화공장 등 시설자본에 집중된다. 가스관이 지나가는 경로의 대부분은 영구동토층과 해발 1.5㎞에 달하는 산악지대, 하천으로 공사가능 기간이 여름철을 포함해 3~4개월에 불과하다. 그동안 상업성이 떨어져 투자 희망 기업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에너지 대기업 쉘도 알래스카 남부에 인접한 캐나다 키티맷에서 LNG 프로젝트 'LNG캐나다'를 추진하고 알래스카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문제는 알래스카보다 여건이 좋고 가스관 길이(670㎞)가 짧은 LNG캐나다 사업에서도 공기는 1.3배, 사업비는 2.3배로 불어났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한국이 54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 국민과 기업이 지지 않으려는 위험 부담을 한국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알래스카 LNG는 한미동맹과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되 미국의 압박에 밀려 사업 위험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말한 것처럼 '상업적 합리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미국을 설득해서 발을 빼야 한다. 섣불리 들어갔다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