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비카우(독일)=AP/뉴시스]독일 츠비카우의 폭스바겐 공장 앞에서 9일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영난에 직면한 폭스바겐은 24일 2분기 순이익이 급감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최대 10만명의 일자리를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프랑스24가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6.07.24. /사진=유세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2015383072583_1.jpg)
최대 10만명 감원에 나선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2030년까지 임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노조의 반발과 기존 단체협약 때문에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이 마주한 엄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제조업 강국 독일이 맞닥뜨린 위기는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폭스바겐의 위기는 복합적이다. 급등한 전기요금과 비싼 인건비, 유럽의 수요 부진과 과잉 설비가 겹쳤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에 밀리고 안방인 유럽 시장마저 중국 업체에 잠식당하고 있다. 중국에서 벌어 독일의 고비용 체제를 떠받치던 구조가 무너졌고 여기에 미국의 관세까지 덮쳤다.
이는 폭스바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연관산업인 독일의 철강·석유화학도 높은 에너지 비용과 중국발 공급과잉에 시달려 왔다. 기업의 실적 부진은 기업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투자 축소와 생산기지 해외 이전은 고용 감소와 세수 기반 약화로 이어진다. 실업급여와 산업 전환에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은 결국 국가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제조업체들도 비슷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2024년 약 76% 올라 제조업 전반의 부담을 키웠다.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관세 압박 속에 중국산 전기차에 국내 시장을 내주고 있다. 철강·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가 공세에 밀려 감산과 설비 축소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안이하다. 중국산 테슬라에도 구매보조금이 지급되는 반면 정부 세제개편안의 '한국판 IRA'인 국내생산촉진세제에서는 완성 전기차가 빠졌다. 이 제도는 국내 투자·고용을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국내 생산기반이 흔들리면 국민의 일자리와 소득이 줄고 정부의 재정여력도 축소된다.
물론 정부 지원만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폭스바겐의 위기를 에너지 가격과 중국의 공세 탓으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 현대차 노사는 생산성과 괴리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이는 한국 제조업체 다수에 해당되는 얘기다. 폭스바겐으로 상징되는 독일 제조업의 오늘이 현대차와 한국 제조업의 내일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