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선고 생중계…새 녹음파일·비용 대납 인지 여부 쟁점
86조 서울플랜 실행 앞두고 시정 분수령…선고 뒤엔 예산 심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를 받는다. 1심의 시장직 상실형을 뒤집을 수 있을지가 남은 임기의 안정성과 민선9기 핵심 사업의 추진력을 가를 전망이다. 내년도 예산안에 주요 공약을 담아야 하는 시기에 법정 판단을 받는 만큼 서울시정도 분수령을 맞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이날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다. 선고는 특검법에 따라 실시간 생중계된다.
앞서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 7월22일 여론조사 10건 중 5건을 의뢰하고 비용 21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달 2일 결심공판에서 1심 때와 같은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특검은 오 시장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3자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후원자라는 사람에게 비용을 대납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제 정치적 신념과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일"이라며 무죄를 호소했다.
오 시장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1심과 달라진 핵심 변수는 김씨와 명씨의 통화 녹음파일이다. 2심 재판부는 지난달 16일 두 사람이 2021년 3월 나눈 통화 3건을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오 시장 측은 명씨의 "오세훈이는 몰라요"라는 발언 등을 근거로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지급이 오 시장과 무관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김씨 휴대전화에 있던 녹음파일 35개 중 3개만 선별 제출됐고, 비용 대납 당시가 아닌 이후의 대화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명씨도 해당 통화는 여론조사 실시 여부가 아니라 당시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전략을 논의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새 녹음이 명씨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을 바꿀 수 있을지,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관여가 인정될지가 쟁점이다.
오 시장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이달 7일 명씨의 무상 여론조사 제공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무상 제공을 협의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오 시장 사건은 김씨와 명씨 사이에 실제 비용이 오간 만큼 오 시장의 대납 인지 여부 등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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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 임기를 둘러싼 부담을 덜고 핵심 사업 추진에 힘을 실을 수 있다. 반대로 시장직 상실형이 유지되면 상고심 대응과 시정 운영을 병행해야 한다. 오 시장이 지난달 10일 발표한 'G3 서울플랜'에는 2030년 6월까지 86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100대 과제가 담겼다. 시는 연말까지 주택 공급과 청년 지원 등 주요 사업의 내년도 예산과 과제별 추진 일정을 구체화해야 한다.
사법 부담을 덜더라도 주요 공약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려면 '여소야대' 시의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시의회는 다음 달 2일부터 12월23일까지 정례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지난달 11일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는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청년 AI(인공지능) 성장권 지원 사업' 예산 56억25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지원 대상과 방식 등 사업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서울시 내부는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내년도 예산과 사업 일정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