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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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 증가율과 증가 규모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망했다'며 저출산에 대한 우려가 깊었지만 합계출산율은 7년 만에 연간 0. 9명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인 2. 1명이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합계출산율 1. 4명(2024년 기준)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청년들이 다시 아이를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뜻깊다. 이러한 낭보에도 주무 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공식 발언 없이 조용했다. 저고위는 합계출산율 통계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는데, 역대 최대 출산율 반등에 대한 정부 입장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저고위는 지난 4월 김진오 전 CBS사장이 장관급인 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약 4개월간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았다. 저고위는 지난 12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 맞춰 혼인·출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존 부처들의 계획을 묶어서 소개할 뿐 저고위가 정책 결정 과정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금리를 이렇게 올려도 대출을 받아간다고?" 최근 보험사와 캐피탈 관계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은행권 대출이 막히면서 2금융권을 찾는 이들이 늘자 금리를 높이고 있는데도 차주들이 기꺼이(?) 대출을 받아 간다는 얘기였다. 금융회사 직원인 본인들조차 "이 정도 금리라면 빌리지 않겠다"고 생각할 만한 수준인데도 대출 창구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 신기하다는 눈치였다. 보통 은행 대출을 잠그면 대출 수요는 자연스럽게 2금융권으로 옮겨간다. 실제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1~6월)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를 보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13조3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2금융권 대출 증가액이 4조9000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매우 가파른 속도다.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상호금융과 보험사로 수요가 몰린 탓이다. 매년 대출이 줄던 보험업권에서만 상반기 대출이 2조원 증가하는 이례적 흐름이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부담스럽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단하고, 신규취급을 제한하거나 대출한도를 낮췄다.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발표 후 15년간 국가 전력 설계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3대 메가프로젝트가 불과 넉 달 전 공개한 수요 전망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제4차 토론회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오늘이 사실상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첫번째 토론회와 같은 성격이 있다"고 한 배경이다. 같은 날 열린 제5차 토론회에서 전기본 위원회가 공개한 2040년 목표 최대전력은 4월 잠정안보다 26. 6∼26. 8기가와트(GW) 늘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전력수요가 20. 6GW,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가 7. 9GW 늘었고 강화된 수요관리 등이 일부를 상쇄했다. 국가 산업 경쟁력을 위한 수요라면 전력계획도 바뀔 수 있다. 다만 짚어야 할게 있다. 우선 AIDC를 많이 짓는 것이 곧 국가 AI의 경쟁력으로 볼 수 있을가. 반도체 공장은 국내 기업이 제품을 생산·수출하는 제조기지다. 반면 AIDC는 국내에 서버가 놓인다고 연산 자원 통제권까지 생기지 않는다.
중증장애인에게 보통의 노동시장은 좀처럼 문을 열지 않는다. 속도와 신체능력으로 생산성을 재단하는 곳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자리는 드물었다. 권익옹호와 문화·예술 활동을 유급 직무로 인정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는 이런 현실에서 출발했다. 장애인들은 일할 기회도, 이동할 자유도 저절로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승강기는 늦게 설치됐고 약속한 예산은 번번이 밀렸다. 거리와 지하철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을 미뤄 짐작한다. 장애인에게 사회 참여의 통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따질 게 없다. 법을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그 요구의 정당성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위법한 행동을 유급 직무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80명이 발의한 '서울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은 권익옹호 활동을 수행하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제도화한다.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과 1년 이상 계속고용 지원을 포함해 구체적인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반면 어떤 행위를 직무로 인정하고 제외할지 그 '경계'는 정하지 않았다.
홈플러스가 임시휴업 한 달 만인 지난 13일 전국 67개 점포를 다시 열었다. 이날 주요 점포에 여당 원내대표,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찾아 매장에서 쇼핑 카트를 끌고 물건을 샀다. 홈플러스 회생 지원을 위한 '장보기 캠페인'이었다. 일부 점포에선 고객들이 오픈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회생이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관련 업계와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지난달 진통 끝에 2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승인되면서 청산(파산)이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시적인 매출 증대로 해결할 수 있는 단기 유동성 문제가 아니어서다. 홈플러스 회생 성공 시나리오는 '산 넘어 산'이다. 실제로 회사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봐도 동시에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살길이 열린다. 앞으로 1년 6개월 이내에 19개 점포를 팔아 1조4000억원대 자금을 마련해 빚을 갚아 담보권을 풀고 6000억원대 신규 자금을 추가 조달해야 한다.
전직 검사 김웅의 책 '검사내전'엔 수차례 사기에도 검사의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한 번도 처벌받지 않은 '할머니 사기꾼'을 구속시킨 일화가 나온다. 수배를 풀기 위해 당당하게 검사를 찾아온 할머니 사기꾼은 과거 다른 검사와 달리 김 검사가 사건 기록을 진지하게 들여다보자 크게 당황한다. 미리 준비한 세탁세제 환(丸)으로 입에 거품을 물며 쓰러지는 연기까지 하지만 속임수는 발각된다. 김 검사는 그에게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Kenneth Joseph Arrow)를 아느냐고 물으며 "할머니 때문에 세계 경제가 지체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애로는 모든 상거래는 '신뢰'를 포함하고 있으며, 상호 신뢰가 결여되면 세계 경제까지 지체된다고 했다. 복잡한 경제이론이나, '할머니 사기꾼'같은 희화화된 사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신뢰 결여'가 얼마나 많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지 알고 있다. 각종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정부와 민간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확정된 정책의 방향이 흔들리거나 힘을 잃으면 기업은 경제적 피해를 보게 돼있다.
정부가 '소생활권' 단위의 일차의료 체계 구축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리자, 의료계가 "환자의 진료 선택권을 제한하고 일차의료기관을 망하게 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해명했지만 의사들의 불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실타래가 꼬인 걸까. 최근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초고령사회 의료체계 전문위원회는 '초고령사회 예방적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보건·일차의료 혁신 권고안'을 만들며 '소생활권 단위의 일차의료 체계 구축방안'을 논의했다. '소생활권'이란 주민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물리·사회적 환경과 지역자원을 공유하는 지리적 단위다. 통상 인구 2만~5만명의 행정동을 중심으로 범위가 설정된다. 이 권고안에 소생활권이 담길 것이란 소식에 의사들이 발끈했다. 환자가 거주지 근처 의료기관만 이용하게끔 정부가 제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대한내과의사회는 "환자가 특정 의원(1차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 의원이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 있기 때문만은 아니"라며 "질환 종류, 급성·만성 여부, 이동 거리와 교통수단, 진료 시간대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요즘 공공기관장 인사를 취재하다 보면 가장 자주 확인하는 게 '누가 오느냐'보다 '언제 정해지느냐'다. 공모가 끝난 뒤에도 후임이 나오지 않다 보니 재공모는 물론 재재공모까지 이어지면서 직무대행 체제가 일상화한 기관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검찰총장도, 경찰청장도 없는 상태에서 대행과 간부가 조직을 대표해 이재명 대통령 앞에 섰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국가철도공단으로 내려가면 '대행'은 더 익숙하다. 사장실은 그대로 있고 회의도 예정대로 열리지만 굵직한 현안을 물으면 "새 사장이 오면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는 말을 수시로 듣게 된다. 수장이 없다고 조직이 당장 멈추는 것은 아니다. 비행기는 뜨고 열차는 달리지만 대규모 투자나 조직 개편처럼 책임의 무게가 큰 결정은 정식 사장이 올 때까지 한 박자씩 늦춰진다. 대행 체제의 특징은 '공백'보다 '대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임시로 조직을 맡은 경영진은 다음 사람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결론 내리지 못한 현안은 자연스럽게 다음 회의로 넘긴다.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의 상당 부분은 과장됐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고치면 된다. " 지난해 8월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 말이다. 김 실장은 노란봉투법이 오히려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노란봉투법은 이재명 정부의 골칫거리 중 하나가 됐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사용자 범위와 노동 쟁의 대상이 넓어지면서, 기업의 투자 결정이나 영업이익 배분 같은 경영상 판단이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온 사방에서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을 주도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필요하면 보완을 해 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기 사건'이 알려지면서 보완수사권 폐지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가 커질 때였다. 김 의원은 검찰개혁 완성을 위해선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가 중요하다며 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차후 고쳐나가면 된다는 논리를 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딥테크 창업의 목표는 코스닥 상장이 아니다. " 오는 10월 30일 열리는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을 준비하며 만난 한 창업가가 던진 말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기원이 주최하는 대회로 올해 5회째다. 출전 후보팀을 발굴하며 들은 이 한마디는 우리 딥테크 창업 생태계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되묻게 했다. 그동안 국내 벤처·창업 생태계에서 기업공개(IPO), 특히 코스닥 상장은 성공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기술특례상장이 활성화되면서 기술기업에는 코스닥 입성이 일종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정작 딥테크 초기 기업 대표가 말하는 목표는 '글로벌 기업'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반도체와 바이오, 로봇, 우주, 첨단소재, 에너지 등 딥테크는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막대한 자금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번번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시장을 살리겠다며 던진 정책들이 정작 시장에 닿기도 전에 방향을 틀어 거꾸로 날아드는 모양새다. 성급한 정책이 증시를 혼란에 빠뜨리고 개미(개인투자자)들을 떠나게 만든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이다. 해외 상장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상품을 허용했지만 극단적인 증시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장 이후 변동성지수(V-Kospi)는 일평균 82. 47포인트였다. 상장 직전까지 5월 일평균 수치가 68. 9포인트, 4월 수치가 54. 21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하루걸러 하루 사이드카가 울릴 만큼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했지만 후폭풍은 적지 않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100조원이 증발했다. 상장 초반 80조원까지 늘었던 거래대금도 19조원대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지난달 31일 단일종목레버리지 거래를 위한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책 시행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며 변동성도 다소 낮아졌다.
코오롱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옛 인보사) 임상 3상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TG-C의 효능이 위약과 별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국내 3상 및 미국 2상과 달리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지난달 20일 TG-C 3상 결과 발표 직후 3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3번의 하한가를 포함해 8거래일간 주가는 80. 9% 폭락했다. 투자심리 악화에 시달리던 K-바이오에 또 하나의 상처가 더해졌다. 무엇보다 토종 대형 블록버스터(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의 의약품) 신약의 탄생을 기대한 K-바이오 전반의 아쉬움이 크다. TG-C 3상을 두고 아직도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코오롱티슈진이 공개한 임상 3상 데이터 수치에 오류가 있었던 데다 발표 며칠 전부터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빠지며 의구심을 키웠다. 임상 설계 구조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코오롱티슈진은 위약과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을 뿐 TG-C의 효능 자체는 확인했다며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