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법률 이슈와 판례, 그리고 사회적 쟁점에 대한 최신 소식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법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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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5 건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면서 냉장고와 장롱 등 짐을 그대로 두고 갔다면 집주인은 이를 마음대로 버려도 될까. 임대차 계약이 끝났고 세입자도 이미 떠났다는 이유로 남겨진 물건을 임의로 처분했다가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다는 사정만으로 세입자가 남겨둔 물건의 소유권이 집주인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세입자가 해당 물건의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면 물건은 여전히 세입자의 소유일 수 있다. 집주인이 이를 무단으로 가져가거나 처분하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절도죄 등이 문제될 수 있다. 실제 대법원에서도 세입자가 남겨둔 가재도구를 집주인이 처분한 사건이 있었다. 건물을 새로 취득한 사람이 이전 세입자가 남겨둔 TV와 냉장고, 장롱 등 가재도구를 다른 곳으로 옮긴 뒤 처분한 것이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물건을 버리고 간 것으로 생각해 폐기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물건을 남겨둔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 건조물침입과 절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월세지원금을 둘러싸고 일부 직원이 실제 계약 내용과 다른 서류를 제출해 지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회사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원이 회사의 월세지원금 등을 부정수급한 행위가 징계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부정수급이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고라는 중징계에 대해 정당한지를 판단할 때는 해당 행위의 내용과 경위, 고의성, 반복성, 허위서류 작성 여부와 회사의 신뢰를 얼마나 훼손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거나 징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회사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허위서류 제출, 회사 재산의 부정 취득 등을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더라도 실제 징계 수위는 구체적인 행위의 내용과 경위 등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 해고는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분인 만큼 해당 행위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한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회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해고라는 징계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세입자는 난감해진다.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며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면 주겠다거나 당장 돈이 없다며 차일피일 반환을 미루기도 한다. 이런 경우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소송을 해서 승소한 후 집주인의 월급이나 예금 등 재산에 강제집행을 신청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2년간 전셋집에 살다가 계약기간이 끝났지만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 2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 보증금을 줄 수 있다며 지급을 미뤘다. A씨는 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집주인이 보증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문제는 판결 이후였다. 집주인은 소송에서 패소하고도 당장 돈이 없다며 지급을 미뤘다. 이런 경우 A씨는 집주인의 재산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 확정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 등 강제집행이 가능한 집행권원을 확보했다면 A씨는 집주인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가집행 선고가 있는 재판이나 재판상 화해 등도 민사집행법상 집행권원이 될 수 있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아파트 옆집에서 피운 담배 냄새가 집 안까지 들어와 고통받는다면 이웃에게 금연을 요구할 수 있을까. 이웃이 자신의 집에서 피우는 담배까지 법으로 피우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담배 연기가 반복적으로 이웃집에 유입돼 일상생활에 피해를 준다면 경우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 등이 발코니·화장실 등 세대 내에서 흡연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간접흡연 피해를 입은 입주자는 관리주체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흡연을 중단하도록 권고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관리주체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고 흡연자는 관리주체의 권고에 협조해야 한다. 아파트 옆집에 사는 이웃이 생활을 방해할 수 있을 만한 흡연 등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법원은 흡연자의 행동이 사회통념상 이웃이 참아야 할 정도를 넘어섰는지를 의미하는 '수인한도'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하게 된다. 실제 법원에서는 공동주택에서 장기간 반복된 흡연으로 담배 냄새가 이웃 세대에 유입된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결혼식을 올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게 된 부부라면 결혼할 때 받은 축의금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가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축의금을 계좌이체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 축의금이 부부 공동재산인지, 한쪽 배우자의 특유재산인지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축의금이 어느 계좌로 들어왔는지만으로 소유자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축의금을 보낸 사람이 신랑과 신부 중 누구에게 주려 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따져봐야 한다. 법원은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한 경우 송금인이 그 돈을 계좌명의인에게 최종적으로 귀속시키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봤다. 계좌명의인이 금융기관에 예금반환청구권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금융기관과의 관계에서의 문제일 뿐, 송금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의 실질적인 법률관계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배우자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법원은 한 배우자 명의의 예금이 다른 배우자 명의 계좌로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금원이 상대방에게 당연히 증여된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윗집에서 나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A씨는 어느날 참다못해 효자손을 들었다. A씨는 윗집에서 소리가 날 때마다 천장을 두드리고 인터폰으로 항의하며 시끄러운 이웃에게 주의를 줬다. 과연 A씨의 이런 행동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법원은 A씨와 유사한 층간소음 사례에서 반복된 천장 두드리기와 인터폰 호출이 단순한 항의를 넘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A씨는 약 두 달 동안 위층에 소음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효자손으로 천장을 여러 차례 두드리거나 위층 세대에 인터폰을 거는 등 총 9차례에 걸쳐 항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A씨는 위층에 사는 B씨에게 층간소음에 주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A씨에게 스토킹 관련 법률에 따라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이렇게 층간소음에 대한 항의가 반복적·보복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에 해당한다면 사례와 같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A씨는 한 차례 결혼했다가 이혼한 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혼남 B씨를 만나 재혼했다. 두 사람은 약 5년간 결혼생활을 이어갔지만 결국 각자의 인생을 살기로 하고 협의이혼했다. 문제는 재산분할이었다. 두 사람은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B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B씨의 재산은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B씨가 사망했더라도 A씨가 상속인들에게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을까. 이혼한 뒤 전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사망한 전 배우자가 부담하던 재산분할 의무가 상속인에게 승계됐다면 생존한 배우자는 해당 상속인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를 이혼하면서 청산·분배하기 위한 제도다. 민법에 따르면 협의이혼을 한 부부 중 한쪽은 다른 쪽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혼인기간, 재산의 형성·유지 경위, 소득과 가사노동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분할 대상과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3년간 교제한 연인에게 5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선물한 A씨. 두 사람은 얼마 뒤 헤어졌고 A씨는 전 연인에게 가방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전 연인은 선물 받은 것인데 왜 돌려줘야 하느냐며 요청을 거절했다. A씨는 화가 나서 경찰에 가방을 돌려주지 않은 연인을 절도죄로 신고하고 싶어졌다. 연인 관계가 끝난 뒤 교제 당시 생일이나 기념일에 주고받은 선물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는 상황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선물로 건넨 물건이라면 단순히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절도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 형법상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 성립한다. A씨가 아무런 조건 없이 연인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실제로 건넸다면 가방에 대한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법적으로 선물은 증여에 해당한다. 이미 증여가 완료돼 소유권이 상대방에게 넘어갔다면 해당 물건은 더 이상 A씨의 소유가 아니다. 이후 가방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방송 중인 KBS2 일일드라마 '욕망의 덫'은 각자의 욕망을 추구하는 인물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복수를 다룬다. 최근 이 드라마에서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관련 회사에 입사하는 고은설(전혜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고은설에게는 10년의 공백이 있었고 강해라(주새벽)가 공백 기간을 의심하며 과거를 파헤쳤다. 강해라는 고은설이 과거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를 회사 내에 폭로했다. 만약 현실에서 이렇게 드라마 '욕망의 덫'에 등장하는 고은설처럼 범죄로 복역한 사실을 숨긴 채 입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면 회사는 해당 직원을 해고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과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뒤늦게 직원의 과거 전과를 알게 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해고 사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채용 과정에서 회사가 형사처벌 전력을 확인했는데도 '전과가 없다'고 거짓으로 답하거나 전과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다른 내용을 허위로 작성한 경우라면 문제가 된다.
직장인 A씨는 미용실에서 3개월 동안 헤어케어 6회를 받기로 하고 총 20만원을 결제했다. 미용실은 예약을 확정하기 위해 5만원을 먼저 받았고 나머지 금액은 첫 시술일에 받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지방 출장이 잡히면서 예약한 날 미용실에 갈 수 없게 됐고, 앞으로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A씨는 미용실에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알렸지만 미용실로부터 '예약금은 환불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미용실에서 직접 서비스를 받지도 않았는데 예약금 5만원을 전부 포기해야 하는 걸까. 미용실이 '예약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미용업에서 계약이 계속거래에 해당하고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서비스 개시 전이라면 총 이용금액의 10%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사례 속의 A씨의 경우 총 시술금액이 20만원이기 때문에 기준상 소비자 부담액은 20만원의 10%에 해당하는 2만원이다. 이미 예약금으로 5만원을 냈다면 이 기준을 적용해 2만원을 공제하고 그 후 다른 공제 금액이 없다면 나머지 3만원을 환급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품 가방을 산 A씨는 판매자의 정품이라는 설명을 믿고 수백만원을 줬다. 하지만 물건을 받은 A씨는 뭔가 이상해 가방을 감정해 봤고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자는 자신도 정품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중고거래 과정에서 명품 가방을 팔면서 정품이라고 설명해놓고 가품이었다면 판매자에게는 어떤 법적 책임이 발생할까. 우선 판매자에게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형법은 사람을 속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사기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가품을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자가 가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품인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았을 때 비로소 사기죄가 문제 된다. 판매자가 실제로 가품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가품일 가능성조차 인식하지 못했다면 구매자를 속이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판매자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법원은 가격, 유통경로, 상품 상태, 판매자의 전문성 등 거래 전후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매자가 정말 몰랐는지를 판단한다.
맛집을 찾은 뒤 자신의 경험을 정성스럽게 적어 온라인에 후기를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자신이 작성한 후기를 다른 사람이 그대로 가져가 자신의 후기인 것처럼 게시하거나 또는 다른 식당 주인이 가져가 홍보를 위해 사용했다면 어떻게 될까. 상황에 따라 저작권 침해 문제가 될 수 있다.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저작물'이 되려면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서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 식당 후기라고 해서 무조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된다거나 반대로 보호받지 못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후기에 작성자만의 구체적인 표현이나 창작성있는 문장이 담겨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생각할 수 있는 '음식이 맛있다'라거나 '직원이 친절했다'와 같은 간단한 문구는 창작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음식과 식당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을 자신만의 표현으로 작성한 후기라면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저작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내용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식당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비슷한 메뉴에 대한 평가를 내리거나 비슷한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