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졌으니 돌려줘"…전 애인이 선물한 명품 가방, 안 주면 절도죄일까

"헤어졌으니 돌려줘"…전 애인이 선물한 명품 가방, 안 주면 절도죄일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9.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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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3년간 교제한 연인에게 5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선물한 A씨. 두 사람은 얼마 뒤 헤어졌고 A씨는 전 연인에게 가방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전 연인은 선물 받은 것인데 왜 돌려줘야 하느냐며 요청을 거절했다. A씨는 화가 나서 경찰에 가방을 돌려주지 않은 연인을 절도죄로 신고하고 싶어졌다.

연인 관계가 끝난 뒤 교제 당시 생일이나 기념일에 주고받은 선물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는 상황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선물로 건넨 물건이라면 단순히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절도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

형법상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 성립한다. A씨가 아무런 조건 없이 연인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실제로 건넸다면 가방에 대한 증여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법적으로 선물은 증여에 해당한다. 이미 증여가 완료돼 소유권이 상대방에게 넘어갔다면 해당 물건은 더 이상 A씨의 소유가 아니다. 이후 가방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겉으로는 선물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빌려준 물건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연인에게 '이번만 사용하고 돌려달라'는 식으로 사용을 허락한 것이라면 소유권은 물건을 건넨 사람에게 남아 있다. 이 경우 상대방이 반환을 거부한다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연인에게 물건을 건네면서 반환 조건을 따로 정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헤어지면 돌려준다는 약속 등 구체적인 조건이 있었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이뤄진 증여와는 다르게 볼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분쟁이 법정으로 가게 된다면 법원에서는 당시 두 사람이 어떤 의사로 물건을 주고받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사안을 판단하게 된다. 둘 사이에 오간 대화나 문서 등을 토대로 선물이라는 말이 있는지, 준다는 말이 있는지, 아니면 빌려준다거나 나중에 다시 달라는 말이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선물로 줬더라도 예외적으로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증여 당시 중요한 착오가 있었거나 상대방의 사기나 기망으로 증여 의사표시를 했다면 민법에 따라 증여를 취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이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연인 사이의 선물이 단순한 생일이나 기념일 선물이 아니라 결혼을 전제로 주고받은 약혼예물이라면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약혼 예물은 혼인이 성립하는 것을 전제로 한 증여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만약 약혼이 해제돼 혼인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일반적으로 약혼 해제에 대해 책임이 없는 당사자는 자신이 준 예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실제로 약혼을 한 상황인지는 상견례를 했거나 예식장을 예약하는 등 결혼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했는지, 양가 가족에게 혼인 예정 사실을 알렸는지 등 객관적인 사정을 따져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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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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