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직장인 A씨는 미용실에서 3개월 동안 헤어케어 6회를 받기로 하고 총 20만원을 결제했다. 미용실은 예약을 확정하기 위해 5만원을 먼저 받았고 나머지 금액은 첫 시술일에 받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지방 출장이 잡히면서 예약한 날 미용실에 갈 수 없게 됐고, 앞으로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A씨는 미용실에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알렸지만 미용실로부터 '예약금은 환불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미용실에서 직접 서비스를 받지도 않았는데 예약금 5만원을 전부 포기해야 하는 걸까.
미용실이 '예약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미용업에서 계약이 계속거래에 해당하고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서비스 개시 전이라면 총 이용금액의 10%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사례 속의 A씨의 경우 총 시술금액이 20만원이기 때문에 기준상 소비자 부담액은 20만원의 10%에 해당하는 2만원이다. 이미 예약금으로 5만원을 냈다면 이 기준을 적용해 2만원을 공제하고 그 후 다른 공제 금액이 없다면 나머지 3만원을 환급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법원의 확정판결처럼 모든 분쟁에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은 아니다. 다만 소비자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원 피해구제나 분쟁조정, 당사자 간 협의 등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돼 참고할 만하다.
그렇다면 미용실에서 '예약금은 환불되지 않는다'고 미리 안내했다면 어떨까. 이런 문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환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약관이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지, 예약금의 액수와 총 이용금액 사이에 균형이 있는지, 사업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 환불 조건이 계약 전에 명확하게 고지됐는지 등을 종합해 약관의 유효성을 판단해야 한다.
예약금이 전체 시술금액에 비해 지나치게 많거나 실제 손해에 비해 과도한 금액을 일률적으로 공제하도록 정하고 있다면 관련 법상 문제가 돼 무효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환불 불가 조건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그 조건을 반영해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는 등 소비자가 조건을 알고 선택할 수 있었던 경우라면 달리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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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예약했다면 예약 당시 소비자가 어떤 환불 조건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포탈사이트의 예약이나 미용실 홈페이지·앱 등을 이용했다면 예약 화면과 결제 화면, 예약확인 문자 등에 환불 조건이 어떻게 표시돼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가 나중에 내부 규정을 제시하더라도 소비자가 계약을 체결할 당시 어떤 조건을 안내받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관련 계약을 취소하게 됐다면 먼저 계약서나 예약 화면에 표시된 환불 조건과 결제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온라인 예약이었다면 예약 화면, 결제 화면, 예약확인 문자, 사업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등 관련 자료를 보관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업자에게 환급을 요청할 때에는 계약금액, 지급액, 취소 시점 및 환급을 요구하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적어 문자나 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