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A씨는 한 차례 결혼했다가 이혼한 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혼남 B씨를 만나 재혼했다. 두 사람은 약 5년간 결혼생활을 이어갔지만 결국 각자의 인생을 살기로 하고 협의이혼했다.
문제는 재산분할이었다. 두 사람은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B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B씨의 재산은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B씨가 사망했더라도 A씨가 상속인들에게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을까.
이혼한 뒤 전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사망한 전 배우자가 부담하던 재산분할 의무가 상속인에게 승계됐다면 생존한 배우자는 해당 상속인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를 이혼하면서 청산·분배하기 위한 제도다. 민법에 따르면 협의이혼을 한 부부 중 한쪽은 다른 쪽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혼인기간, 재산의 형성·유지 경위, 소득과 가사노동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분할 대상과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대법원은 이혼한 배우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에도 사망한 전 배우자가 부담하던 재산분할 의무가 상속인에게 승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혼한 뒤 상대방이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다만 전 배우자가 상속인이 되는 건 아니다. 이미 이혼한 사이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법정상속인도 아니다. 이혼 당시 아직 정리되지 않은 혼인 중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다. 부모가 사망한 뒤 자신이 상속받은 재산을 부모의 전 배우자와 나눠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망 당시 갖고 있던 재산 전부를 나누는 것은 아니고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형성·유지한 재산을 중심으로 기여도를 따져 재산분할을 하게 된다.
상속을 단순승인한 상속인은 일반적인 상속채무와 마찬가지로 상속으로 인한 재산분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일반적인 법리에 따라 상속재산뿐 아니라 자신의 재산으로도 재산분할을 하게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걱정되는 상속인은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해야한다. 상속포기를 하면 상속포기자는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사망한 전 배우자의 재산분할 의무를 승계하는 상속인으로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한정승인은 상속포기와 달리 재산분할청구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 한정승인을 한 사람은 상속인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상속으로 얻은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 등을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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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 배우자가 사망했다고 해서 언제든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법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이혼 후 재산분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 배우자가 사망했다면 이혼신고일과 사망일, 상속인 관계, 이혼 당시의 부동산·예금·사업체 등 재산 내역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 이후 정해진 2년이라는 기간 안에 재산분할을 청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