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병역특례 논란이 다시 제도 존폐 문제로 번지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폐지 요구가 거셌지만 정부는 병역자원 확보 효과가 제한적인 반면 국위 선양과 국민 사기 진작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이듬해 제도를 유지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국방부가 제도의 단계적 축소와 궁극적 폐지를 목표로 밝힌 데 이어 병무청도 편입 기준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유지됐던 제도가 실제 폐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018년에도 폐지론…정부는 왜 유지했나
2018년에도 아시안게임 당시 야구 대표팀의 선수 선발과 금메달 획득을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제대회 성적에 따른 병역 혜택이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체복무제도 전반을 재검토했다.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전면 폐지까지 검토했지만, 2019년 11월 발표한 개선방안에서는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간 편입 인원이 45명 안팎에 그쳐 제도를 폐지하더라도 병력 충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국제대회 입상과 예술 분야의 성과가 국민 사기를 높이고 국가 위상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존치 근거로 들었다.
특히 아시안게임을 병역특례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서 우수성적을 낼 경우 국민 사기진작에 미치는 효과가 크고, 제외할 경우 일부 비인기종목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면 폐지 대신 예술요원 편입 인정 대회 정비, 체육 분야 국가대표 선발의 공정성 강화, 복무 관리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메달 따자 "군대 안 갑니다"…또다시 논란된 병역특례

8년 만에 병역특례 폐지론이 재점화한 데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언행이 결정타가 됐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과의 결승에서 1-0으로 승리해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3명을 제외한 20명이 금메달로 병역특례 대상이 됐다.
하지만 우승 직후 주장 이기혁은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저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고, 양민혁은 "이번 대회는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밝혔다. 박승수는 전역모를 쓰고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SNS)에 올렸다.
이 같은 언행이 병역 의무를 이행했거나 복무 중인 청년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병역특례 제도의 형평성 논란도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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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국방부와 병무청도 제도의 단계적 축소와 궁극적인 폐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홍소영 병무청장도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국방부와 같은 입장이라며, 국방개혁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최종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8년 만에 달라진 정부 판단…실제 폐지는 미지수

2019년에는 유지하기로 했던 병역특례 제도를 정부가 이번에는 폐지하려는 배경은 무엇일까.
당시 제도를 존치시킨 근거였던 '적은 편입 인원'이라는 사정은 지금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병역 의무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해진 데다, 저출산으로 병역 자원이 감소하는 등 병역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대회 입상에 따른 병역 혜택이 선수들에게는 보상으로 여겨지는 반면, 일반 청년들에게는 병역 의무가 상대적인 불이익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이 군 면제에 대한 반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지난 7일 YTN라디오에서 병역특례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73년과 현재의 병역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당시에는 충원해야 할 상비 병력보다 입대 자원이 더 많았다"며 "출산율 저하와 인구 감소에 따른 급격한 병역 자원 감소"를 이유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