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준비한 전통혼례, 마라톤 소음·도로통제에 '엉망'…신부의 눈물

1년 준비한 전통혼례, 마라톤 소음·도로통제에 '엉망'…신부의 눈물

윤혜주 기자
2026.10.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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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인천 월미공원 양진당에서 전통혼례를 올리고 있는 A씨와 A씨 남편/사진=A씨 측 제공
지난 24일 인천 월미공원 양진당에서 전통혼례를 올리고 있는 A씨와 A씨 남편/사진=A씨 측 제공

외국인 남편과 가족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1년간 준비한 결혼식이 인근 마라톤 행사로 엉망이 됐다는 신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제보자 A씨는 지난 24일 인천 월미공원 양진당에서 전통혼례를 올렸다. 외국인 남편과 가족들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싶어 지난해 10월부터 꼬박 1년간 준비한 결혼식이었다.

미국에서도 시댁 식구와 지인 10여명이 한복을 빌려 입고 참석하는 등 먼 길을 찾아왔다. 그러나 같은 날 인근에서 열린 마라톤 행사 '디즈니런 2026' 때문에 결혼식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디즈니런 측의 무단 도로 통제로 하객들이 오지 못해 예정된 시간보다 혼례를 늦게 시작해야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결혼식이 시작된 뒤에도 이어졌다. 인근 행사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참가자들의 함성이 혼례 장소까지 울려 퍼졌다는 것이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음악 등이 혼례 내내 크게 들리면서 정숙하고 격식 있게 진행돼야 할 전통혼례 분위기를 망쳤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 결혼식장 근처에서 마라톤 행사가 열렸다. A씨는 마라톤 행사의 도로 통제와 소음으로 인해 결혼식이 엉망이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정도 소음이 혼례 진행 중 내내 들렸다"며 영상을 공개했다/사진=A씨 측 제공
A씨 결혼식장 근처에서 마라톤 행사가 열렸다. A씨는 마라톤 행사의 도로 통제와 소음으로 인해 결혼식이 엉망이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정도 소음이 혼례 진행 중 내내 들렸다"며 영상을 공개했다/사진=A씨 측 제공

A씨가 공개한 결혼식 영상에서도 사회자의 목소리가 행사장 음악 소리에 묻히는 모습이 확인됐다.

A씨는 "소리가 너무 커서 지인들 모두 동영상을 찍다가 멈췄다고 하더라"며 "아버지가 덕담해 주시는 부분도 영상으로 남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결혼식을 약 보름 앞둔 지난 7일 양진당 측으로부터 인근에서 마라톤 행사가 열릴 수 있다는 연락을 처음 받았다.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행사 개요와 도로 통제 구간을 안내받은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A씨는 곧바로 주최 측에 마라톤 코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행사 코스 안내만 반복했다고 한다.

주최 측이 약속했다는 결혼식 당일 좌측통행 조치와 소음 최소화 대책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결혼식 당일에는 담당자가 출근하지 않아 연락조차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이 디즈니런 측에 주변 영업장과 결혼식 당사자들의 동의를 구하라고 했는데, 주최 측이 동의받았다고 허위로 신고해 도로 통제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양진당 측은 도로 통제가 소관 업무가 아니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과받길 원했지만 아직 답변받지 못했다"며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만 해줬어도 좋은 날이니 넘어가고 싶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디즈니런 2026'은 지난 24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 일대에서 열렸으며, 약 1만5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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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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